구글플레이 2~4위 싹쓸이에도 지속되는 주가 부진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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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판교R&D센터. |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이날 기준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2위(리니지M)와 3위(리니지2M), 4위(블레이드&소울2)에 모두 자사 타이틀을 올리고 있다. 매출 순위 1위를 제외하고 사실상 매출 순위 최상위권을 모두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씨의 주가는 연일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엔씨의 주가는 지난달 26일 신작 ‘블레이드&소울2’를 발표한 직후 줄곧 내리막을 걷다가, 결국 주당 60만원 이하로 내려앉았다. 엔씨는 블소2 출시 이후 세 차례나 이용자 편의성을 반영해 시스템 개선을 진행하고 1900억원대의 자사주 매입 계획까지 발표했지만, 주가 부양에는 힘을 보태지 못했다. 신작 출시 전 18조원을 넘었던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은 현재 5조원 이상 증발한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선 엔씨의 주가 부진의 원인을 ‘브랜드 이미지 하락’에서 찾는 분위기다. 게임의 성과와는 별개로 엔씨라는 회사 자체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회사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엔씨의 주요 경영진이 1분기와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리니지식 과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 엔씨가 기존 타이틀의 과금 시스템에 대한 회사 차원의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읽히면서, 도리어 엔씨에 대한 여론의 반감을 키우는데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씨 주요 경영진은 당시 컨퍼런스 콜에서 "(확률형 아이템 관련) 불매운동에도 유저 지표에 대한 타격은 전혀 찾을 수 없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사업모델은 이미 검증된 모델"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IR 입장에서는 불매운동 여파로 인한 실적 하락을 우려하는 주주들에게 ‘회사가 이만큼 자신이 있고, 잘 대처하고 있다’라는 명확한 시그널을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이후 블소2에 대한 초기 시장의 평가와 주요 경영진의 해당 발언이 묶여 지속적으로 회자되면서 ‘엔씨’라는 기업에 대한 이미지만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라며 "컨콜 이전에 이용자나 여론의 분위기를 고려한 적절한 단어의 선택을 PR과 더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엔씨가 주요 타이틀의 BM(비즈니스모델)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따라 향후 주가 향방도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주가의 향배는 4분기 출시 예정인 리니지W가 수익성을 얼마나 담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마지막 리니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리니지W는 역설적으로 그 어떤 IP(지식재산권)보다 ‘탈 리니지화’를 도모해야한다. 후속 라인업의 비즈니스모델(BM)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금 BM에 대한 유저 수용도 리스크 등을 감안할 때 차기작인 ‘리니지W’의 초기 성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엔씨의 기업가치는 현재 수준에서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기존 리니지 기반의 수익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혁신적 신작을 개발해 출시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도모할 확실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학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블소2 출시 이후 즉각적인 BM 조정이 있었다는 것은 엔씨도 상황을 큰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라며 "BM조정은 신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리니지M과 리니지2M에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신작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hsju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