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라도 사두자"…거래절벽 속 나홀로 아파트도 고공행진

김기령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9.27 15:18

비교적 저렴하고 입지 조건 우수… 매수 강세

당산 드림리버빌 전용 117㎡ 10억원선 거래

청약 시장서도 각광… 최고경쟁률 459대 1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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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30대 A씨는 내년 초 출산을 앞두고 전용면적 84㎡의 구축 아파트를 매수했다. 한 동짜리 아파트라서 매수 직전까지 고민했지만 집값이 너무 올라 대단지 아파트는 꿈도 꿀 수 없었다. 아이를 낳고 몇 년 간은 이사를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서울 대단지 아파트를 피해 나홀로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1개 동으로 준공된 나홀로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투자가치가 낮다고 평가받아왔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반전하면서 매매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다. 신규 청약 물량도 흥행몰이 중이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드림리버빌은 지난달 14일 전용면적 117㎡가 역대 최고가인 9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69가구 규모의 소형 나홀로 아파트로 매매 거래량이 많지 않음에도 해당 아파트의 매도호가는 10억원에 형성됐다. 당산동 현대3차 아파트 역시 지난 4월 전용면적 84㎡가 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1991년 준공 이래 매매 최고가다.

당산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B씨는 "주변 대단지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올라서 10억원으로 내 집 장만이 불가능한 수준이 됐다"며 "대신에 조금 저렴한 나홀로 아파트라도 서울 내에 매수해두려는 2030 젊은 신혼부부들이 많아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초그랑자이 바로 인근의 신동아 2차는 지난 5월 전용면적 156㎡가 29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해당 면적 매물은 직전 거래일인 2018년 8월(20억5000만원) 대비 3년 사이에 8억6000만원이 올랐다.

서초구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신동아는 재건축 기대감에 주변 대단지와 갭 메우기 효과로 호가가 높아지고 있다"며 "주변에 이미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와있어 대단지의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아 2차 아파트 주변으로는 서초그랑자이와 래미안 리더스원, 래미안 서초에스티지 등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가 모여 있다. 신동아 2차 역시 재건축 기대감에 실거래가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만간 실거래가가 3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청약 시장에서도 나홀로 아파트가 강세다. 최근 분양한 나홀로 아파트의 청약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하는 등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난 15일 당첨자를 발표한 강서구 우장산 한울에이치홈 청약 경쟁률은 평균 61대 1, 최고 459대 1을 기록했다. 해당 아파트 전용면적 54.80㎡A 1가구 모집에는 459명이 몰렸고 전용면적 54.80㎡B 1가구 모집에도 288명이 몰리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 달 분양한 12층짜리 나홀로 아파트인 관악구 신림스카이 아파트 역시 최고 경쟁률이 246 대 1로 집계됐다. 최고 경쟁률이 나온 56.56㎡ 청약 가점 커트라인은 64점이다. 3인 가구가 무주택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을 만족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는 면적에 따라 4억5000만~5억990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대단지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입지가 나쁘지 않다는 점도 나홀로 아파트를 매수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브랜드 아파트는 범접할 수 없을 만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전세살이를 벗어나려는 수요자 입장에서 나홀로 아파트는 나쁘지 않은 선택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들어 서울 내 나홀로 아파트 매수세가 강해진 데는 대출규제와 집값 급등으로 서울에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좁아진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여기에 공급 부족까지 겹치며 매수 심리가 더욱 강해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 큰 요인"이라며 "마냥 공급을 기다리기에는 가격이 너무 오르고 있어 ‘나홀로 아파트라도 사두겠다’라는 심리적인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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