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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원유 공급이 계속 부족해질 것이란 우려로 국제유가가 최근 3년 만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오는 11월에도 추가 원유 생산 없이 기존 증산 속도를 유지하겠다고 말해 공급 부족은 쉽게 해결되지 못할 모양새다.
글로벌 금융권에서도 이에 발맞춰 유가 전망을 줄줄이 상향조정하고 있다. 그러나 고(高)유가 현상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원유 수요가 붕괴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어 유가 고공행진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9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4.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78.09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은 공급 부족 우려로 지난 27일에는 2018년 10월 이후 3년만 최고 가격을 기록했고 특히 브렌트유의 경우 장중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 이후 국제유가는 2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공급부족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크게 늘려야 원유 공급이 늘어나지만 이럴 조짐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은 이날 "유가가 80달러를 돌파했고 공급확대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OPEC+은 11월에도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OPEC+는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뜻을 모았다.
로이터통신은 또 이라크, 나이지리아, 아랍에미레이트 에너지 장관들은 증산합의를 바꾸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이어 산유국들의 감산이행률이 지난 8월 116%에 달했다는 점을 지목하면서 "협의체는 계획보다 더 많이 감산하고 있음으로 원유시장이 타이트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거의 모든 에너지 공급이 전 세계적으로 타이트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원유 생산이 증가했으나 "여전히 타이트한 공급 우려를 누그러뜨릴 정도로 충분히 빠른 속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영국 대형은행 바클레이즈는 "원유 수요 회복량이 산유국들의 증산량을 웃돌 것"이라며 "재고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은행들은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브렌트유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WTI 가격 전망치도 배럴당 77달러에서 87달러로 높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겨울이 예년보다 추우면 원유 수요가 급증해 내년 초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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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WTI 가격 추이(사진=네이버금융) |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가가 마냥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유가가 일정 수준을 뛰어넘으면 중국, 인도 등 원유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수입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원유수요가 무너질 수 있어서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투자노트를 공개하면서 "현재 유가는 수요가 파괴되는 수준까지 오르고 있는데 우리는 이 가격대를 배럴당 80달러로 추산하고 있다"며 "유가가 85달러까지 상승할 여력은 있지만 수요가 언제 붕괴될지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유가가 배럴당 80달러선 위에 오랫동안 안착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스티븐 브레녹 수석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라며 "인플레이션은 경제회복과 석유소비에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요 파괴 관련 이슈가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가가 70달러만 넘어도 중국과 인도는 이를 비싸게 여기기 시작한다"며 "80달러 돌파는 원유 구매자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안겨주기 때문에 수입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반영하듯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는 이달 들어 유가를 끌어내리기 위해 전략비축유 매각에 나서기 시작했다. CNBC는 "유가를 낮추는데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큰 의미가 있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인도는 유가 급등으로 대체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