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아파트 가격 상승폭 2주째 둔화
신고가보다 낮게 거래된 단지 증가
전문가들 "집값 안정 효과 없을 것"
일시적 거래 감소 효과는 있을 수도
공급 부족 현상 해결이 뒷받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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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김기령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로 시중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중단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대출 빙하기에 접어들면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세가 꺾이면서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이 주춤할 수는 있지만 공급 부족 시장에서 대출 규제가 강화돼도 집값 안정 효과는 없다"고 지적한다.
4일 한국부동산원의 9월 넷째 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둔화됐다. 9월 셋째 주에 이어 2주 연속이다.
9월 넷째 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은 한 주 동안 0.34%가 올라 전주(0.36%)보다 기세가 꺾였다. 서울은 0.20%에서 0.19%로 상승폭이 주춤했다. 지방도 0.20%에서 0.16%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전세시장도 동일한 추이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폭이 0.15%에서 0.14%로 축소됐다. 경기도 역시 상승폭이 0.27%에서 0.24%로 둔화됐다. 한국부동산원은 "추석 연휴와 은행의 대출 한도 축소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대출 제한이 장기적으로 수요 억제 효과를 일으켜 집값을 낮추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수요 감소로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게 되면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당장 가격이 급락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을 정도로 집값 거품이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매매 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했다가 소폭 하락하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 등촌주공 8단지 전용면적 41㎡는 지난 달 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8월 같은 동의 동일 면적이 최고가인 7억2000만원에 매매된 것보다 7000만원이 낮은 수준이다.
영등포구 대림동 삼성래미안 전용면적 56㎡는 지난 8월 매매 가격 8억4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에는 이보다 6200만원 하락한 7억78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강서구 방화동 방화개화아파트는 전용면적 101㎡는 지난달 8억83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면적은 지난 6월 9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으나 다시 8억원대에 거래가 성사되는 등 상승세가 소폭 꺾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확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추석 연휴로 인해 거래량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출 규제가 최근 집값 상승폭 둔화에 영향을 준 것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2주 동안 상승폭이 둔화된 점에서 가격 안정의 전조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시장에 가격 상승 요인들이 아직 많기 때문에 상승세가 끝났다고 보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 ‘대출 규제와 집값 안정화의 상관관계’에 대한 부동산 전문가 5인의 시각
| 전문가 | 의견 |
|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 | 대출 규제로 유동성 제한돼도 공급 턱없이 부족해 집값 상승 기조 둔화는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 영향 |
|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 대출 옥죄기에도 집값 하락 가능성 없어 대출 없이도 매수 여력 있는 수요자 넘쳐 |
|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 가격 상승 요인 아직 충분, 추이 지켜볼 필요 있어 |
|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 거래감소로 일시적으로 집값 주춤할 수 있지만 대폭 하락 없어 |
|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 | 총량규제만으로 수요가 이탈할 지는 더 따져봐야 더 강한 규제 이전에 매수하려는 ‘단기 수요 유입 효과’도 |
대다수 전문가들은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것을 두고 가격 상승 피로도가 심화되면서 숨 고르기 양상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강력한 대출 규제가 집값 안정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최근 집값 상승 기조가 둔화되는 이유는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 때문으로 볼 수 있을 뿐 대출 규제가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서 회장은 "대출규제로 유동성이 제한된다고 해도 다주택자가 세 부담에 매물을 내놓을 수 없기 때문에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출을 조인다고 해도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은 없다"며 "매수자가 대출을 받지 못해 거래가 잠기면 집값이 하락할 수는 있지만 15억원 초과 대출 불가 단지에서도 계속 최고가가 경신되듯이 대출 없이도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한 이들은 매수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값 안정화 방안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현 부동산 시장의 근본적인 원인인 공급 부족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을 막으면 거래가 줄면서 일시적으로 집값이 주춤할 수 있지만 집값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거래절벽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니 공급 부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인위적인 대출 규제는 한계가 있다"며 "총량규제만으로 수요가 이탈할 지에 대해서는 더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윤 수석연구원은 "유동성을 억제하면 수요 증가에 한계가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최근 3, 4년 사이에 정부가 대출규제 외에도 수요 억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지만 집값은 잡히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시작 단계인 현 시점에서 매수 수요가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말까지 대출 빙하기가 심화되는데다가 내년 DSR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강한 규제가 적용되기 전에 서둘러 매수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단기 수요 유입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giryeo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