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국감] “K-배터리 생산기지, 해외에 집중...’역수입’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0.05 15:32

국외 생산량이 국내 4.8배↑..”배터리 수급난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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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K-배터리’ 삼총사로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 배터리 생산기지 대부분을 해외에 건설하면서 자칫 ‘역수입’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장섭 의원(청주서원구)는 국내 이차전지 배터리 국내 생산용량은 주춤하고 있지만, 해외 생산용량은 2016년 대비 지난해 약 10배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SNE에 따르면 지난해 LG엔솔·삼성SDI·SK이노베이션 배터리 국내생산용량은 40.6기가와트시(GWh)이며 국외 생산용량은 196.4GWh로 나타났다. 해외 생산이 국내 생산보다 4.8배 많은 셈이다.

세계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 속에서 국내에 충분한 물량 확보가 어려울 경우 배터리 품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법한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70여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우리 정부도 지난해 12월 ‘2050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최근에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40% 상향에 초점을 맞춘 논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각국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 도입을 확대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어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2030년까지 연평균 19.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미국은 2030년 신차 50%를 전기차로 대체하고 유럽연합(EU)은 2035년 내연기관차 금지, 일본은 2035년 100%를 전기차로 전환, 중국도 2035년 내연기관차를 퇴출하겠다고 발표 했다.

국내에서도 현대차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을 밝혔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해 2030년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흐름 속에 SNE리서치는 2025년 배터리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차전지 사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기차 배터리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장섭 의원은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이차전지 배터리 수급용량, 미래추이 등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반도체, 백신 등 자국 중심 수급 안정화 정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연구용역을 통해 부족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월 ‘2030 이차전지 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이차전지 핵심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해 세제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기업은 2030년까지 4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정부는 연구·개발(R&D)에 최대 50%, 시설투자에 최대 20%를 세액공제 하기로 했다.

다만 이차전지 3사는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국외생산설비 확장에 집중하고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반면 국내생산 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LG엔솔은 충북 오창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고 삼성SDI와 SK이노는 각각 천안사업장과 충남 서산에 국내 생산거점을 구축했다.

국내 이차전지 배터리가 부족사태를 맞이할 경우 국외에서 역수입해오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이차전지 배터리 수입액은 2017년 이후부터 증가세를 보인다. 2017년 수입액은 7111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조9000억원으로 167% 증가했다.

이장섭 의원은 "국외생산 확대는 국내생산과 투자 감소를 불가피하게 초래하고 장기적으로는 역수입을 초래해 수출을 감소시키고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또한 외국에 진출한 배터리 기업이 현지 기업과 공급망을 구축할 경우 동반진출하지 못한 소부장 기업은 생산과 투자가 동시에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전기차 보급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산업부가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이차전지 배터리의 부족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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