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UAM 등 신사업 집중…친환경차 전환도 '합격점'
글로벌 불확실성·반도체 수급난·지배구조 개편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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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체제’ 1주년을 맞아 종합 모빌리티 회사로 변신하기 위한 기틀을 다진 모습이다.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신사업 관련 청사진을 제시한 가운데 친환경차 전환 준비도 성공적으로 마치며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증가,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 그룹 지배구조 개편 등 정 회장이 당장 풀어야 할 숙제도 상당수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오는 14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시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그가 현대차그룹의 사업구조를 성공적으로 개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올해를 미래 성장을 가름하는 변곡점으로 삼고 핵심 성장축인 자율주행과 전동화, 수소연료전지 등의 미래 사업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위기 상황에도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최근 약 1조원을 투자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세계적 로봇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 회장은 이 과정에서 사재 2490억원을 쏟아붓기도 했다. 이 같은 결정은 그가 지난 2019년 타운홀 미팅에서 "그룹 미래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첫 협업으로 대표 제품인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 시범 투입해 공장 내부의 위험을 감지하고 안전을 책임지도록 했다.
또 다른 미래 먹거리인 자율주행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현대차는 IAA 모빌리티 2021에서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로보택시의 실물을 처음 공개했다. 모셔널은 2019년 미국 앱티브와 함께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이다. 현대차는 모셔널을 통해 2023년 차량 공유 업체 리프트에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도심항공교통 민관협의체인 ‘UAM 팀 코리아’에 참여하며 UAM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을 내놓고 2030년에는 인접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친환경차 분야 성과도 돋보인다. 정 회장은 무엇보다 수소 생태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에 기조 발표자로 나서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은 수소에너지를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쓰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런 수소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대형 트럭, 버스 등 모든 상용차 신모델은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로 출시하기로 했다. 또 2028년까지 글로벌 자동차 업체 최초로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에 기반한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제네시스 GV60도 출시했다. 여기에 제네시스는 지난달 그룹사 최초로 203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수소·배터리 전기차로 출시하고 2030년부터는 아예 수소 전기차와 배터리 전기차만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그렇다고 현대차그룹이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반도체 수급난과 지배구조 개편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상당하다. 글로벌 시장을 덮친 반도체 수급난 탓에 현대차그룹은 차를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지속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도 회사 경영에 타격이 커지는 만큼 해결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정 회장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정 회장은 명실상부 그룹 ‘1인자’ 자리에 오르긴 했지만 아직 핵심 계열사 지분은 충분히 취득하지 못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는 동시에 자신의 지배력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재정비할 것으로 예상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은 수소협의체 발족에 큰 역할을 하는 등 국내 대기업들간 협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협업 등 다양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yes@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