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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픽사베이 |
반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현물시장 구입 또는 입찰 계약 체결 방식을 통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외부 조달하는 비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현물시장 REC 가격이 폭락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소규모 태양광 등 중소업계가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6대 한전 발전 자회사들은 공기업으로서 정부의 탄소중립 및 탈원전·탈석탄 정책에 적극 부응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이 주력인 발전 공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정규모 이상의 발전사들은 생산하는 전력의 일부를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의무공급비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채워야 한다. 직접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하거나 외부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REC를 구매해 RPS 의무비율을 채울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발전사들이 직접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채울수록 외부로부터 조달하는 비율은 줄어들게 된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서울 노원 병)이 한전의 6대 발전자회사로부터 제출받은 RPS 의무공급비율 달성 현황에 따르면 발전공기업이 올해 1분기까지 REC를 자체 조달한 비율은 67.3%였다. 이는 지난해 전체 기준 60.3%와 비교했을 때 7.0%포인트(11.6%) 상승한 것이다. 자체 조달은 발전 공기업이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직접 갖추거나 재생에너지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투자하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 6대 발전자회사 RPS 의무공급비율 달성 현황. (단위: REC,%)
비교 | 2020년 REC 물량(REC) | 비율(%) | 2021년 1분기 REC 물량(REC) | 비율(%) |
자체설비 | 9,669,087 | 29.4 | 5,976,301 | 38.6 |
SPC설비 | 10,153,112 | 30.9 | 4,440,747 | 28.7 |
자체계약 | 2,265,678 | 6.9 | 664,744 | 4.3 |
RPS 고정가격계약 | 3,692,483 | 11.2 | 2,550,053 | 16.5 |
한국형 FIT | 963,505 | 2.9 | 878,089 | 5.7 |
현물시장 | 6,112,701 | 18.6 | 938,179 | 6.1 |
RPA | 1,288 | 0.0 | 16,108 | 0.1 |
기타 | 21,622 | 0.1 | 0.0 | 0.0 |
합계 | 32,879,476 | 100.0 | 15,464,221 | 100.0 |
발전공기업의 REC 자체 조달 비율 중 직접 설치 신재생에너지 설비에서 38.6%, 지분 참여한 SPC의 신재생에너지 설비에서 28.7%를 얻었다.
발전공기업이 외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REC를 조달한 비율은 26.9%에 그쳤다. 이 가운데 한국에너지공단이 RPS 이행 의무 발전 공기업의 수요를 파악, 일괄 입찰하는 RPS 고정가격계약은 16.5%이고 현물시장 구입은 6.1%, 각 발전 공기업별 자체계약은 4.3%로 나타났다.
특히 현물시장에서 REC를 구입한 비율은 올해 1분기까지 6.1%로 지난해 18.6%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RPS 고정가격계약으로 REC를 조달한 비율은 올해 1분기까지 16.5%로 지난해보다 5.3%포인트(47.3%) 늘었다. 이처럼 RPS 고정가격 계약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은 RPS 의무비율이 지난해 7%에서 올해 9%로 상향조정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RPS 고정가격계약은 에너지공단을 통해 태양광 발전사업자를 대상으로 20년간 고정가격으로 전력을 구매해주는 계약을 뜻한다. 자체계약은 발전공기업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를 모집해 기간을 정해 REC 구매 계약을 맺는 걸 말한다.
하지만 현물시장으로 조달한 비율 하락이 워낙 커 발전공기업이 외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REC를 조달한 비율은 지난해 36.7%에서 올해 1분기에 9.8%포인트(26.7%) 하락해 26.9%로 나타났다.
REC 현물시장 수요가 줄어들다 보니 가격도 지속해서 내려갔다. 이달 현물시장 REC 가격은 1REC당 3만1511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4만5659원보다 1만4148원(30.1%) 하락했다. REC 현물시장 가격은 발전사업자들이 제시하는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 가격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걸로 알려졌다.
업계는 RPS 제도 특성상 RPS 의무공급비율 안에서 발전공기업과 중소업계가 제로섬 게임을 하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발전공기업 입장에서는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늘리게 되는 데 그 과정에서 중소 신재생에너지 업계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좁아진다는 의미다.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모인 협의회인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의회의 관계자는 "발전공기업이 정부 목표에 따라 자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하는 입장도 있겠지만, 그만큼 중소업체가 설 수 있는 환경이 사라진다"며 "정부가 중소기업 상생을 외치는 만큼 신재생에너지 산업에도 중소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