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매각 흥행에...우리금융지주 주가 10%↑
KT, 호반건설, 두나무 등 유력후보군 부상
호반건설 지분 인수시 자금조달 등 시너지
지분 분산시 국민연금 최대주주 가능성도
|
▲우리금융지주.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전에 KT, 호반건설 등 자본력이 탄탄한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최종 인수자는 누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4% 이상의 지분을 신규로 취득하는 투자자는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사겠다고 뛰어든 투자자들 중에서는 경영권 참여보다는 1% 이내의 단순 지분 취득을 희망하는 곳도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이 확보하고자 하는 우리금융지주 지분율이 각각 다른 만큼 경우에 따라서는 국민연금이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도 있다.
◇ 우리금융 주가 ‘들썩’...호반건설, 두나무 등 유력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금리인상 수혜, 실적 개선 기대감, 예보 지분매각전 흥행 등으로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금융지주는 1.19% 오른 1만2750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만29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15일부터 5거래일간 주가가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달 들어 주가는 10% 올랐다. 우리종금도 9.16% 오른 977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135원까지 급등했다.
최근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이슈는 우리금융지주의 예보 지분 매각전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8일 마감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을 위한 투자의향서(LOI) 접수에는 KT, 호반건설, 두나무 등 18곳이 참여했다. 지분 인수를 희망하는 회사 중에서는 푸본금융그룹, 한국투자증권 등 기존 주주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예보는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15.13% 가운데 최대 10%를 매각할 계획이며, 4% 이상의 지분을 신규로 취득하는 투자자들은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한다.
인수전에 참여한 회사의 자본력, 우리금융지주과 시너지 등을 고려했을 때 최종 인수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KT와 호반건설, 두나무 등이다. KT는 금융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데, 그 일환으로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전에 LOI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손태승 회장은 지난해 8월 구현모 KT 대표와 금융,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금융과 통신을 연계한 공동 마케팅은 물론 마이데이터를 비롯한 디지털 신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해 대한민국 ICT와 금융 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KT가 다른 투자자에 비해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전에 다소 소극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의 경우 우리금융지주 지분 4% 인수를 희망한 것과 달리 KT는 지분 인수 희망범위를 1~4%로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KT는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해 우리금융지주 경영권에 관여하기보다는 투자 차원에서 인수전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국민연금, 최대주주 가능성도..."막판까지 알 수 없어"
|
▲우리금융지주 주가 추이. |
반면 호반건설은 우리금융과의 긴밀한 사업적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가 은행 지분을 보유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인수합병(M&A) 등 각종 사업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한층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금융지주가 향후 증권사, 보험사를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견고하게 다질 경우 주가 상승으로 인한 지분법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건설사는 사업을 진행할 때 자금을 융통하는 것이 주요 관문 중 하나로 여겨질 정도로 건설과 금융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호반이 우리금융지주의 주요 주주로 올라설 경우) 자금 조달 측면에서 한층 더 우월적인 지위를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KTB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는 우리금융지주의 경영 참여보다는 투자 차원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를 희망하지만, 단독으로 인수하기 어려운 기관투자자들은 펀드를 조성해 지분 인수전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금융지주는 은행이라는 사업적 안정성과 배당매력 등 측면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지분 인수전이 과열될 경우 국민연금이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9.8% 보유 중이며, 예금보험공사에 이은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현재 신한금융지주(9.75%), 하나금융지주(9.94%), KB금융지주(9.77%) 등 다수의 금융사에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사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앞으로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투자의향서를 냈다고 해도 실사 과정에서 각종 변수가 있는 만큼 최종 인수자는 연말께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