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토론회서 "유승민, 문정부와 같이 탈원전 주장했다" 공격에 유 후보 "그런 적 없다" 반박
- 유 후보, 2018년 출범한 탈원전 싱크탱크인 ‘에너지전환포럼’ 고문
- 이재명 경기지사, 양이원영 의원, 윤순진 탄중위원장 포함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대표적인 탈원전 단체 ‘에너지전환포럼’의 고문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25일 에너지전환포럼 사이트를 통해 확인됐다. 유 전 의원은 이 포럼 출범식에서 축사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포럼의 고문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포함돼 있다.
유 전 의원 측은 같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근 탈원전 정책을 두고 충돌했다. 유 전 의원은 2017년 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나와서 ‘점진적인 원전 축소’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 20% 달성’ 등을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22일 당 대선주자 경선 1대 1 토론에서 이를 염두에 둔 듯 "(유 전 의원이) 지난 대선 때 원전에 반대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면서 양측 간 탈원전 정책 논란이 이어졌다.
이 지사는 과거부터 줄곧 "원전을 경제 논리로만 따져 가동하는 일은 전기세 아끼자고 시한폭탄을 방치하는 것과 같다"며 대선공약으로도 탈원전 정책을 강행할 것임을 시사해왔다.
에너지전환포럼은 지난 2018년 출범한 단체로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에너지 전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할 공론의 장을 상시적으로 운영하자고 뜻을 모은 데서 시작됐다. 홈페이지 포럼 소개글에는 ‘원자력과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체계가 미래세대와 지구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인식하여 에너지절약과 효율향상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체계를 전환함을 목적으로 전문가 시민단체 기업 개인 등 에너지전환의 다양한 주체가 모여 정보를 나누고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정책대안을 함께 찾아가는 사단법인’이라고 명시돼 있다. 포럼에는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장 등 탈원전·에너지전환을 주장해 온 인사들이 두루 포진해있다.
이 포럼은 ‘신규원전 백지화는 국민과의 약속, 文정부 좌고우면 유감’, ‘감사원장 및 감사원의 월성1호기 조기폐쇄 감사에 대한 공익감사청구’, ‘신한울 3·4호기 공론화 거론은 기업 도덕적 해이 옹호에 불과’ 등 탈원전 찬성하는 보도자료·성명서 배포, 토론회 개최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 5일 에너지전환포럼 출범식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유 전 의원은 2018년 4월 5일 에너지전환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작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진행시 그 방식과 결론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깊은 관심과 동시에 걱정을 했다. 특히 원자력과 석탄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해대 많은 분들이 그 비중을 줄여나가자고 했고 그렇게 가는게 분명한데, 방향과 속도에 대해서는 포럼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앞으로 보수·진보 생각의 차이를 떠나서 국가적 방향을 제시해 주면 혼란이 최소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2일 TV 경선 토론에서 유 전 의원에게 "지난 대선 때는 원전에 반대했는데, 이번에는 찬성하느냐?"는 취지로 물었다. 그러자 유 전 의원은 강력하게 ‘탈원전을 주장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지난 대선 때 분명히 점진적인 원전 감축을 얘기했다"고 몰아붙였다.
논란이 일자 유승민 캠프 측은 지난 24일 논평을 통해 "윤석열 캠프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건설 중인 원전은 반대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탈원전 정책까지 미화시키며 내부 경선 후보를 비판하는 건 과하지 않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윤석열 캠프는 2017년 유승민 후보의 발언을 담은 기사를 예로 들었는데 해당 기사에 ‘완전 백지화, 전면 취소가 아니라 일단 중단시키고 한국의 원전 발전 정책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것’이라는 부분을 빼고 유 후보가 탈원전을 주장했다며 선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 측은 "‘탈핵’ ‘탈원전’이란 표현을 명시적으로 하지 않았을 뿐 그 내용은 ‘국가 기간 붕괴’ ‘전력 생태계 파괴’란 비판을 듣는 문재인 정권의 원전 정책과 유사하다"며 "‘탈원전’이란 표현을 안 썼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과거 발언, 공약을 부인하는 행태는 이해되기 어려운 ‘말장난’이란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맞섰다.
윤 전 총장 측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은 "유 후보는 정부 정책에서 한발 더 나아가 건설 중인 원전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직접 설명했다"고 지적하며 "이것이 탈원전이 아니면 무엇이 탈원전인가"라고 덧붙였다.
jj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