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0' 더 붙여 10배 높게 낙찰
오기입 실수, 한 달에 한 건씩 발생
매수 포기해도 입찰보증금 못 돌려받아
숫자 대신 한글 기입 방식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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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여의도 아파트 모습. 사진=김기령 기자 |
25일 부동산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서 전남 무안군 근화베아채 아파트 전용면적 59㎡(4층)가 감정가 16억4580만원에 낙찰됐다. 최저 입찰가인 감정가 1억6400만원의 약 10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실수로 응찰가격에 숫자 ‘0’을 하나 더 붙이면서 최저 입찰가의 10배 수준에서 낙찰된 것이다. 해당 단지 동일 면적의 가장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 20일 1억8500만원이었다.
지난 5월에도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성3차 84㎡가 감정가 12억6000만원의 10배인 126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낙찰자가 결국 잔금을 치르지 않아 지난 8월 재입찰이 진행됐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이 같은 입찰가 오기입 사례는 한 달에 한 건 이상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오기입 사례가 발생하는 이유를 입찰표에 수기로 숫자를 기입하는 방식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처음 경매에 참가하거나 긴장했다면 숫자 기입 시 충분히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수로 낙찰가를 높게 써냈다 하더라도 이를 번복하거나 매각을 취소하는 것이 쉽지 않다. 법원에 매각 불허가 신청을 하는 방법이 있지만 법원에서 이 신청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자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닌 오기입 실수의 경우 법원에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잘못 기입한 가격에 사거나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매수를 포기하면 재입찰 참가는 불가능하다.
매수를 포기하면 입찰보증금(최저입찰가의 10%)을 돌려 받을 수도 없다는 점도 낙찰자 입장에서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입찰보증금은 동일 경매물건의 재입찰 시 최종 낙찰이 되고 나면 채권자 배당금에 포함해 채권자에게 지급된다.
이를 두고 오기입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입찰표 작성 과정에서 숫자가 아닌 한글로 금액을 기입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꾸자는 것이다.
한글로 작성하면 1억원을 10억원으로 잘못 기입하는 사고 발생 확률을 낮출 수 있어서다. 은행에서 수기로 숫자 기입 시 활용하는 방식과 동일하다.
하지만 제도 보완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입찰표 작성 서식 변경은 법원에서 진행하는 사안인데 법원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글로 쓰면 경매 시 발생하는 실수들을 방지할 수 있을텐데 법원에서 제도 도입에 대한 의지가 없다"며 "부동산 불장에 경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이 같은 실수로 재입찰 물건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규정을 보완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giryeo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