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하나銀 제치고 3분기 누적순이익 3위 차지
하나-우리금융지주 격차, 증권사 한 곳 실적 정도
은행비중 높은 우리금융...영업환경 호조 수혜
|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증권 계열사 없이도 올해 들어 하나금융지주와 격차를 바짝 좁히며 우수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전체 순이익 내 우리은행 비중이 높아 증권 계열사가 없어도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사를 인수하거나 벤처캐피탈 설립 등을 통해 비은행부문 비중을 늘릴 경우 타 지주사와의 실적 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 우리금융, 5위의 설움 씻어...3분기 누적기준 순이익 4위 차지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지배주주순이익 2조1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92.8% 증가했다. 작년 대비 순이익 증감률은 KB, 신한, 하나, 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크다. 특히 올해 같은 경우 KB금융(3조7722억원), 신한금융(3조5594억원)에 이어 순이익 3위인 하나금융지주(2조6815억원)와의 격차를 바짝 좁힌 점이 눈길을 끈다. 작년 말 기준 순이익을 보면 우리금융지주는 1조3073억원으로 하나금융지주(2조6372억원)는 물론 NH농협금융지주(1조7359억원)에도 밀렸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익 규모가 가장 적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간에 순이익 격차는 1조3299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반전됐다. 우리금융지주가 하나금융지주와의 순이익 격차를 4835억원대로 좁힌 것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순이익이 1조원대에 그쳤다. 4위인 우리금융지주와 5위인 NH농협금융지주 간에 순이익 격차는 3733억원이다.
|
▲5대 금융지주 1∼3분기 누적 기준 지배기업소유주지분순이익. |
이렇듯 우리금융지주가 금융지주사 중에 유일하게 증권 계열사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선전한 것은 우리은행의 힘이 컸다.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 1조9867억원으로 1년 전보다 71% 늘었다. 이에 힘입어 우리은행은 하나은행(1조9470억원)을 397억원으로 아슬아슬하게 제치고 은행권 순이익 3위를 차지했다. 이자이익 호조와 충당금 감소로 인해 우리은행을 비롯한 우리금융지주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한 셈이다.
◇ 비은행부문 비중 확대시 5대 금융지주 경쟁 ‘점입가경’
다만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지주의 선전을 두고 하나금융, NH농협금융지주의 실적이 저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번 실적 순위는 우리금융지주가 ‘유독 잘했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라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모두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어느 지주사가 잘하고, 못했다기보다는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익이 작년보다 90% 이상 급증하면서 선방한 점이 전체 실적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사를 인수하거나 벤처캐피탈 및 부실채권(NPL) 전문회사 설립 등을 통해 비은행부문 비중을 늘릴 경우 5대 금융지주사 간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 누적 순이익 409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지주사 순이익 4위인 우리금융지주와 3위인 하나금융지주 간에 순이익 격차(4835억원)는 증권사 한 곳의 순이익과 맞먹는다. NH농협금융지주 계열 NH투자증권은 이 기간 742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우리금융지주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 등 은행 영업환경 호조가 계속되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 총자산 가운데 81%를 차지한다. 증권, 보험 등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다른 지주사와 달리 우리금융지주는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금리인상기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또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시장 변수에도 실적에 대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은행뿐만 아니라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이 필수"라며 "우리금융의 경우 내부등급법 승인이 완료되고, 우량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경우 자본확충 등을 통해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