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카디프손보 지분 94.54% 인수
디지털 손보사 육성...계열사 시너지 기대
우리금융, 증권사 인수 의지...‘매물’ 관건
|
▲신한, KB, 하나, 우리, NH금융지주.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비은행부문 역량을 강화할 마지막 퍼즐인 ‘손해보험사’를 인수함에 따라 다른 지주사의 인수합병(M&A)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할 유력 지주사로 우리금융지주를 꼽고 있다.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대내외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당장의 비은행부문 계열사 인수보다는 시너지 창출 등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 신한금융, 카디프손보 인수계약...‘디지털 손보사’ 육성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29일 프랑스 BNP파리바그룹과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으로 신한지주는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사 지분 94.54%를 인수하게 됐다.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은 자동차 보험 시장에 특화된 손보사로, 리스크 관리와 안정적인 자산운용 전략 등이 강점이다.
신한금융지주는 BNP파리바카디프손보사를 ‘디지털 손보사’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최근 통합 출범한 신한라이프와 함께 보험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스타트업 등 외부와의 협업도 꾸준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수로 신한금융지주는 은행뿐만 아니라 생보, 손보, 증권, 카드 등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됐다. 그간 손보사는 신한금융지주가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졌다. 이로 인해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악사(AXA)손해보험 예비입찰에서 유력한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조용병 회장이 2019년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비롯해 최근 몇 년간 M&A 시장에서 광폭행보를 보이며 비은행부문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올해도 우량 매물을 중심으로 꾸준히 M&A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였다. 신한지주 측은 "신한금융그룹은 과거 성공적인 M&A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에서 독보적으로 성장한 역사를 갖고 있다"며, "이번 손해보험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 완성과 함께, 그룹사간의 시너지를 통한 새로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우리금융, 증권 등 비은행부문 계열사 인수 의지
우리금융지주는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비은행부문 계열사를 인수할 유력한 회사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5대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증권사를 갖추지 못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연내 내부등급법 승인을 계기로 증권사 인수는 물론 벤처캐피탈 및 부실채권(NPL) 전문회사 설립 등을 통해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
▲우리금융지주. |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지배주주순이익 2조198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만큼 내부등급법 승인까지 완료되면 비은행부문 계열사를 인수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 측은 지난달 말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비은행부문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이 증권사"라며 "현재 증권사 매물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지만, (증권사가 매물로 나오면) 우리금융지주가 가장 먼저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 우리금융과 달리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연내 추가적으로 M&A를 단행할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푸르덴셜생명, 캄보디아 프라삭은행 인수 등 대형 딜을 잇따라 진행한 만큼 당분간은 추가적인 M&A보다 인수 기업의 조직 안정화, 시너지 창출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지주는 보험, 카드의 경쟁력을 보완하기 위해 M&A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점을 감안할 때 연내 추가로 M&A를 단행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 계열사 시너지 창출 등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임기가) 사실상 올해 말로 만료되는 만큼 당장은 M&A 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어 다음 M&A 주인공은 우리금융지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