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기업 '데이터 경쟁력' 높이려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1.02 10:19

권영옥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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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옥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지난 2012년 나스닥 상장당시 계정당 81달러였던 페이스북 사용자의 데이터 가치는 올해 시가총액을 이용해서 계산하면 약 300달러에 이른다. 이처럼 데이터의 가치는 데이터 경제 시대에 대응하여 계속 높아질 것이다. 데이터를 활용하여 다양한 가치 창출이 가능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경쟁력 격차도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다.

기업의 내부 데이터 뿐만 아니라 활용 가능한 외부 데이터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실상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올해 세계 디지털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빅데이터 활용 순위는 64개국 중 26위로, 지난해 15위에서 오히려 순위가 하락했다. 데이터 활용 역량은 기업 경쟁력,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이기에 보다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야 할 시점이다. 데이터를 활용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첫째, 데이터를 기업의 실질적인 자산으로 인식하고 데이터로부터 직·간접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데이터를 판매하여 얻을 수 있는 직접적인 수익 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신제품 개발, 비즈니스 운영 개선 등과 같이 간접적인 수익 창출의 기회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내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최고 데이터 책임자(CDO, Chief Data Officer)를 임명해야 하며 그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 지고 있다. 무엇보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문화를 구축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업무에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필자가 책임을 맡고 있는 ‘대학IR(Institutional Research) 센터’에서는 모든 직원들이 시각화 툴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직접 다룰 수 있게 되면서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매년 반복적으로 작성해야 했던 수십 개의 학과별 보고서 작성을 자동화함으로써 빈번하게 나타나던 실수도 줄이고 더 중요한 업무에 시간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둘째, 다양한 데이터를 연계·융합해야 한다. 산업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 시대에 다양한 산업에 걸쳐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연계·융합하여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 내부 데이터를 외부 데이터와 결합할 때, 데이터의 잠재 가치를 극대화하여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2014년부터 공공데이터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형태로 개방, 제공하고 있는 공공 데이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공공 데이터와 민간 데이터의 결합을 촉진할 수 있도록 산학연의 협업이 필요하다.

또한, 적절한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파악하고 스스로 수집할 수 있는 방안까지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에서는 우체부가 우편 배달시 훼손된 도로, 손상된 간판 등 인프라 문제를 관찰하고 이를 데이터화함으로써 국민 안전 개선에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셋째, 데이터 활용을 위한 스토리를 마련해야 한다. 적절한 데이터를 충분히 갖고 있더라도 스토리 없이는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쉽지 않다. 데이터 분석 결과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달할 때 의사 결정자들을 설득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이 가능해진다. 애스워드 다모다 뉴욕대 교수는 그의 책 ‘내러티브&넘버스’에서 기업의 가치 평가시 정량적 분석 결과 뿐 아니라 정성적인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 가치 평가도 기업에 대한 스토리로 시작해서 재무 분석과 같은 데이터가 스토리를 채울 때 설득력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데이터 활용을 통해 성과를 내기 위해 기업들은 각 기업만의 효과적인 스토리텔링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이 지난달 제정돼 내년 4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공공데이터와 함께 민간 데이터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데이터 산업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가치 창출로 이어지려면 데이터 기반 문화가 조직 전체에 체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반 정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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