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드코로나·D램값 하락 이중고…한파 덮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1.03 15:29

서버용 D램값 4%↓..위드 코로나 역기저효과 우려

삼성·SK, 증설아닌 수익성 방점…차세대 D램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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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반도체업계가 ‘위드 코로나(점진적 일상 회복)’라는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증한 정보통신(IT) 수요로 호황을 누려왔다. 하지만 잔치가 끝나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용컴퓨터(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고정거래가격 평균값이 3.71달러로 전달 4.1달러에서 9.51% 떨어졌다. PC용 D램값 하락은 지난해 10월 이후 1년만이다. 현물거래가격이 지난 8월부터 내림세에 접어든 데 이어 기업 간 거래(B2B) 시 지표로 활용되는 고정거래가격까지 하락세를 나타낸 것.

서버용 D램값도 상황이 비슷하다. 전달 대비 4% 하락한 데다 이달과 다음달까지 추가적인 하락이 예상된다. 가격 하락세가 가시화되면서 반도체 회사와 고객사간 4분기 서버 D램 가격 협상도 지연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가 2022년 1분기에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가격 협상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반도체 품귀 현상이 발생해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생산 차질이 이어졌는데 이러한 흐름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 억제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위드 코로나로 인한 역기저효과로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컴퓨터나 노트북, 스마트폰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반도체 회사들이 D램 공급을 늘리면서 가격이 내려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업계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코로나19 이전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는 점에 주목한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를 통해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한 만큼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서버 증설 등 IT 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당분간 ‘수익성’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과 직결되는 설비투자를 보수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과거처럼 반도체 가격이 내려가는 시점에도 공급량을 늘리며 점유율 경쟁을 펼치는 ‘치킨게임’에 돌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메모리 미래를 생각하면 설비투자 경쟁보다 다음단계 제품으로 나아가는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설비투자나 생산능력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에 연결돼야 한다. 수익성 중심 기조를 회사 방침으로 지속해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D램인 DDR5가 내년 시장 성장을 이끌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인텔이나 애플 등이 내놓은 차세대 칩셋이 DDR5와 호환되는 시점이 되면서 D램 세대교체가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DDR5는 DDR4와 비교해 속도가 2배 이상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D램 시장에서 DDR5 출하 비중이 올해 0.1%에서 내년 4.7%, 2025년 40.5%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새로운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와 함께 이로 인한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이라 서버 중심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가격은 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협상 난도도 높아지는 추세인 건 맞다"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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