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1조’ 한국투자증권, IB·BK 업고 1등 증권사 탈환 시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1.0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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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본사.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투자은행(IB)과 위탁매매(BK)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빛을 봤다는 평가다.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증권사 순이익 1위를 지켜왔던 한국투자증권이 최대 실적을 낸 만큼 현재 1위 미래에셋증권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62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39.84% 증가했다. 올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04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6.2% 급증했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 1376억원, 35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98%, 16.37% 늘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2조597억원으로 전년 대비 0.3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1.1% 증가한 1조637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이 3분기 거래대금 감소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IB 부문의 성과다. 3분기 IB부문의 수익은 지난해 보다 38.4% 증가했다.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회사채 등 주식 및 채권 발행시장 전반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영향을 받았다.

3분기에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에 따른 지분법 이익도 포함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통해 카카오뱅크 지분 26.97%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전기준 4758억원의 이익이 났다. 한국투자증권의 전체 수익 규모 중 IB 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2017년 8.0%에서 2021년 상반기 12.9%로 증가했다.

BK 부문에서도 지속적인 해외주식 활성화와 비대면 채널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냈다. 3분기 브로커리지 영업수익도 856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48.9% 증가했다.

이처럼 한국투자증권이 누적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서면서 업계 순이익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증권사 순이익 1위 자리를 3년 연속 차지했지만,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에 자리를 내준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라, 상반기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살짝 뒤쳐진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834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이 6532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 규모도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차이가 난다.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은 10조1402억원이며, 한국투자증권은 6조 1762억원으로 각각 업계 1위, 2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하반기 해외 IB에서 굵직한 딜을 따내고 있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높아 올해 순이익 1위 증권사 자리를 되찾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ROE는 19.3%다. 미래에셋증권은 9.6%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현지법인 IB 성과도 주목할 만 하다. 현재 증시의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IB 부문은 전체실적을 가를 핵심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 아폴로가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으로부터 야후와 아메리카온라인(AOL) 등이 속한 미디어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거래에 글로벌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이 밖에 미국·홍콩·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 신설한 IB 전담 본부를 통해 다양한 해외 인수금융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 9월 30일에는 미국 뉴욕에 신설한 IB 전담 법인이 워싱턴 DC 소재의 신축 오피스 인수금융 딜에 대표 주관사로 참여해 5000만 달러에 이르는 자금 조달을 마무리했다.

같은 달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법인 KIS인도네시아를 통해 공모 사채 발행 업무를 주관하는 등 동남아 지역에서의 IB 업무를 본격화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제조 기업의 기업공개 IPO 주관을 맡아 올 9월 상장을 완료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2분기 고객 신뢰회복을 위해 사모펀드 전액 보상을 단행해 1회성 비용이 발생했지만 3분기에는 카카오뱅크 IPO에 따른 지분법이익이 포함되면서 순이익이 증가했다"며 "코로나19사태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한 시장상황 속에서도 다변화된 수익구조와 사업부문간 시너지 창출, 고도화된 리스크관리에 힘입어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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