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내 증권사 입지 흔들…"IB 정상화가 열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1.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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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금융지주 내 효자로 불리던 증권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KB증권등 금융지주 소속 증권사들의 3분기 기준 지주 내 순이익 비중은 평균 12.40%다. 평균 순익 비중은 지난 1분기 16.6%, 2분기 14.2%로 매분기 줄어드는 모습이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2분기부터 당기순이익이 대체로 주춤하면서 그룹 내 영향력도 줄어들었다. KB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NH투자증권 등 4곳의 증권사들의 3분기 순이익 합계는 5617억원으로 전분기(7179억원)보다 21.75% 줄어들었다.

증권사별로 보면 NH투자증권이 금융지주 증권사 중 실적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그러나 지주내 기여도는 소폭 감소하고 있다. 이는 투자은행(IB)를 바탕으로 주식 위탁매매 등 고른 성장을 이루며, 누적 기준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지만 분기 실적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의 3분기 기준 지주 내 실적 기여도는 18.24%로 전분기(18.40%), 1분기(19%)보다 줄었다. 3분기 당기순이익도 2147억원을 기록, 전분기(2705억원)보다 20% 가량 축소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10.4% 줄어든 수치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순이익 비중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신한금융투자다. 신한금융투자의 지주 내 순이익 비중은 3.9%로 2분기 대비 8%포인트 이상 급감했다. 신한금융투자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4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1.17%, 전년 동기 대비 65% 줄어들었다. 지주 실적 기여도도 3분기 기준 10.32%로 1분기(14.1%), 2분기(12%)와 비교해서도 매분기 평균 2% 가까이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나금융투자의 지주 내 기여도도 3분기 기준 14.37%로 1분기(16.1%), 2분기(15.18%)보다 줄어들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3분기 순이익은 1335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3.47% 줄었다.

KB증권은 KB금융지주 내 기여도가 소폭 올랐다. 전분기 12.9%에서 분기 13.01%로 소폭 상승했다. 이들의 3분기 당기순익은 1689억원으로 올해 2분기 보다 9.1%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금융지주의 전체 당기순이익 합계는 3조8651억원으로 2분기(4조511억원)보다 4.59%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는 증시가 위축되면서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등 연초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비우호적인 상황으로 시장이 변하면서 브로커리지 이익과 운용 수익이 줄어든 탓이다. 실제 올 1분기 24조5000억원까지 증가했던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20조2000억원, 3분기 19조3000억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은행(IB) 부문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국내 증시가 강세장에서 약세장으로 접어든 만큼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3분기 실적에서도 순이익 감소를 줄여준 건 IB 수익이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시 약세 영향으로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은 이익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이전엔 IB 이익이 증권사 실적을 주도해 왔기 때문에 브로커리지 이익을 제외한 실적을 낼 수 있는 체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업황 둔화에도 IB 강점을 바탕으로 고수익성이 유지되고 있다. 3분기 실적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라며 "추가적인 IPO(기업공개)와 유상증자 딜이 예정돼 있고 해외 PF도 재개되고 있어 거래대금이 줄더라도 그 영향을 상당분 상쇄해 실적 기반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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