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영인 한국기상산업기술원장 "기상 정보·기술 결합해 산업 지평 넓혀가고 기후변화 대응에도 앞장 설 것"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1.1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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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인 한국기상산업기술원장이 15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탄소중립이라는 커다란 운동장이 기상산업계에도 이어지도록 기상기술과 다른 분야를 연결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겠습니다."

안영인 한국기상산업기술원장은 15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기상 기술을 우리의 목표와 관련된 산업분야와 융합해야 한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안영인 원장은 오랜 기간 언론인 경력을 끝내고 지난 9월 6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기상산업기술원은 지난 2005년 한국기상산업진흥원으로 시작해 2010년 법정법인으로 허가를 받은 뒤 2013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2017년부터 지금의 명칭인 한국기상산업기술원으로 활동을 시작해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최근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이 중요해지고 탄소중립이라는 목표가 생기면서 기상산업기술원의 역할과 중요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기상산업 사업체수는 805개, 종사자 수는 3249명에 달한다. 시장 규모를 추산할 수 있는 기상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약 6084억4800만원을 넘어섰다.


다음은 안영인 원장과의 일문일답.

◇ "기상기술, IT 통해 다양한 산업과 융·복합 되도록 나서겠다"



- 제6대 원장으로 취임하신 뒤 두 달 가까워온다. 취임하자마자 국회 국정감사 등으로 바빴을 텐데 우선 간단한 소감과 포부 듣고 싶다.

▲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한국기상산업기술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기술원의 가족으로 함께 일하게 된 점도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지금까지 25년 이상 기상과 기후 등을 전문 보도하는 언론인으로 일해왔다. 민간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면서 정부나 공공기관, 학계, 국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우리의 고객이 무엇을 바라는 지 직접 느끼고 체득했다.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지금의 설렘, 두려움, 무거운 책임감이 기상산업의 새로운 희망과 미래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최근 산업성장본부장에 여성 민간전문가인 이정민 전 KT 지사장을 임용했다.

▲ 기상분야가 IT를 거쳐 더 많은 산업에 융·복합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기상산업이라고 하면 날씨예보나 날씨경영 컨설팅, 기상장비 도입 및 감정 등 좁은 범위로만 생각하기 마련이다. 최근 기후변화나 탄소중립이 화두가 되면서 기상산업이 적용되는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기상 기술을 탄소중립, 기후변화에 관련된 산업분야와 융합해야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이 융합의 연결고리에는 IT가 있다. IT를 이용해 기상과 기술, 산업을 연결할 수 있다. 이 본부장은 기상분야 전공자나 경력자가 아니다. 그러나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관리해 온 만큼 IT분야에서 만큼은 전문가다. 기상기술이 타 분야와 융·복합할 수 있도록 IT라는 큰 연결고리 역할을 해결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기상산업 범위를 넓히고 타 산업과 융합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한다고 했는데 정확하게 어떤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지.

▲ 우선 ‘기상산업 혁신성장과 국민편익에 기여하는 기상기술 전문공공기관’ 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크게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첫 번째로 기상기업의 창업-육성-교육-해외진출까지 전주기 성장과정을 지원해 기상산업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다음으로 기상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한 ‘R&D(연구개발) 연구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기상·지진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기초단계의 R&D 연구와 미래유망 민간기상서비스 성장기술, 자연재해대응 영향예보 생산기술 등 응용단계의 R&D 연구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민안전에 기여하고자 국가기상관측망 통합 운영을 통한 국가 기상·지진관측망 관리 운영 및 검·인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기후위기 대응·탄소중립 달성 위해 기상정보 활용과 기상산업 역량 강화해야"


-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기상산업 발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상산업기술원은 어떤 위치에서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는가.

▲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난개발 등 환경 파괴(65.7%)가 신종 전염병을 발생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꼽았다. 그 뒤를 기후변화(51.4%)와 도시화(32.9%)가 잇는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은 전문성을 갖춘 기상기술 등을 통해 기상정보를 활용하고 기상산업 역량을 강화시켜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50 탄소중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발 맞춰 기상산업 범위를 넓히고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 타 산업과 융합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



- 에너지전환의 핵심인 신재생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기후예측 시스템과 같은 기상기술을 접목해야 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 기상과 관련된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소를 설립하려면 일사량·강수일수·구름량·습도·안개일수·지점별 바람세기·주풍향 비율 등 많은 기상요소들을 분석한 뒤 최적지를 선정해야 한다. 발전소 수명이 수십년이라는 점을 고려해보자. 기상요소 또한 10년 이상의 평균과 변동추세를 분석해야 한다. 또 발전소를 설치한 뒤 안정적인 전력량을 예측하고 수급하기 위해서는 실시간 기상정보가 매우 중요하다.



- 그렇다면 신재생에너지 발전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상기술은 어떤 게 있는가. 또 앞으로 어떤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가.

▲ 기술원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생산·관리를 위한 실시간 기상정보를 민간에서 개발·생산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태양광 관련 기상정보 개발·생산하는 대표적인 수혜기업이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소기업벤처부 그린뉴딜 유망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 기술원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분야 맞춤형 기상정보 기술과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 범위를 키울 예정이다. 민간개발 기상기술 보유기업과 발전사업자가 협업할 수 있도록 유망기술의 사업화를 적극 추진해 신재생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중립을 달성하는데도 기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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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인 한국기상산업기술원장이 15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기에 앞서 기상산업기술원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기자


◇ "기상산업 급성장 이뤄…앞으로 질적 성장·제품 국산화·글로벌 협력에 힘쓸 것"


- 기상산업기술원은 오는 2026년까지 기상산업 매출액을 1조900억원(2019년 기준 4814억원), 기상 R&D 영향력 지수를 81.7점(76.2점), 기상관측 품질정확도를 98.9%(96.8%), 기상산업 일자리를 4200명(2822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수치로만 보면 급성장인데 질적인 성장도 중요하지 않은가.

▲ 그렇다. 기술원에서는 적설관측망과 해양기상부이 등 기상관측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기상·지진관측장비 검·인증 서비스 품질관리를 체계화하는 등 기상장비의 장애율을 0.49%까지 지속적으로 줄이면서 관측자료의 품질 정확도를 정밀하게 높이고 있다. 또 기업 성장지원, 사업화, 해외진출 등 분야 지원을 중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기상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우리는 제2의 기상기업성장지원센터와 기상기후빅데이터센터, 기상산업 인력센터 등의 시설을 건립하고 기획·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성장’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 우리나라 기상산업계에서 사용되는 기술이나 제품 등 국산화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 ‘2021 기상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상산업부문 수출액은 지난 2016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연평균 약 8.9%씩 늘었다. 반면 수입액은 연평균 약 13.2%씩 줄었다. 기상산업 수출액은 지난 2019년보다 약 12% 늘어난 149억원을 달성했다. 이 점은 우리나라 기상장비 수출이 늘어난 만큼 기상기술력도 높아졌다는 걸 방증한다.

특히 방재기상관측장비(AWS)·적설계 등의 경우 국산화율이 90%가 넘을 정도로 높다. 이 가운데 기술원의 R&D 연구지원 사업으로 개발된 ‘다초점식 레이저 적설계’는 적설계 신뢰도 검증 절차를 거쳤으며 기존 일본제품이 설치된 곳에 들어섰다. 다만 우리나라 기상장비 전체 31종의 국산화율은 2017년도 기준으로 49.8% 수준에 그친다. 다소 저조한 실정이지만 기상관측장비 국산화 기술 개발 R&D 연구지원을 추진하는 등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기상산업과 관련해 우리나라와 선진국 또는 우리나라와 개발도상국들 간의 기술 협력이나 지원 등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가.

▲ 기술원에서는 기상기업의 해외진출과 기상산업 간의 국제협력을 위해 개도국 기상기후 국제개발 협력(ODA), 기상기후 수출형 통합솔루션 사업화, 국내 기상기후 분야의 판로 확대를 위한 종합수출 지원, 기상기후산업 국제공동 현지화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방글라데시 천리안위성(GK-2A) 수신·분석 시스템 구축사업과 몽골 자동기상관측시스템(AWS) 구축사업 등 개도국에 기상기후 기술지원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도상국 지원 사업은 기상기술 지원을 넘어 국내 기상장비까지 해외에 수출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기술적 지원과 기후기술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 활성화 등을 수행하며 국내 기상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기후리더십을 발휘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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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인 한국기상산업기술원장이 15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기자


◇ "언론인 경험 바탕으로 학계·산업계·국민 ‘소통 창구’ 역할"


- 기상정보는 일반인들에게 익숙하지는 않다. 어디에 활용할 수 있고 왜 중요한지, 또 얼마나 생활과 밀접한가.

▲ 기상정보는 앞서 말한 신재생에너지 생산·관리뿐만 아니라 일별 전력수요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온은 사람들의 전력수요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폭염이나 한파와 같은 이상기상현상이 들이닥치면 전력수요량이 급증하기 때문에 블랙아웃(대정전) 사태까지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사태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상정보와 전력수요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그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해야 한다. 즉 빅데이터 플랫폼과 분석기술이 필요한 대표적인 분야인 셈이다. 기상정보는 농어업·관광·보건·도소매업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정량적인 분석과 활용 부문에서는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 기상정보에 대한 기술이나 제품이 늘어난다면 2050 탄소중립 목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70%까지 높이는데 기여할 것 같다. 기상산업 분야의 고용창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 기술원에서는 기상정보의 산업분야별 맞춤 활용 기술 개발을 위해 스마트시티 기상기후 융합기술 개발 사업, 미래유망 민간기상서비스 개발 사업과 같은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 기상기업성장지원센터를 세워 유망 기상기업에 사무공간과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산업계 맞춤 기상정보를 생산하고 적용이 활발해지면 기상전문가가 타 분야에도 진출하면서 직접적인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 또 기상정보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간접적 일자리도 광범위하게 생겨난다고 기대한다. 앞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상기술을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적용하는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다.



- 지구환경과학 박사이면서 오랫동안 과학전문기자로 활동했다.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기상산업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문제점은 어떻게 개선해 갈 계획인가.

▲ 기상산업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기상산업계다. 언론인으로 활동할 때 기상산업계에서는 정부부처나 기술원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기상산업은 날씨 예보 뿐만 아니라 기상장비와 기상관련 기술서비스업 등 분야가 다양하다. 기술원에서는 국내 기상기술력을 높이고자 노력하는 기상산업계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양한 활동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웠다. 언론인으로 지냈던 경험을 살려 기상산업계과 학계, 국민과 긴밀하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소통 창구’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실무를 담당하는 분들이 방향을 잘 잡고 원활하게 뛸 수 있게 하는 게 나의 일이다. 이 분들이 역량을 펼치고 마음 편하게 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 ‘시그널, 기후의 경고’ 라는 책을 통해 일상생활과 기후변화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꼭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전 세계가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내, 가능하다면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도로 제한한다는 건 동물과 식물이 맞닥뜨릴 수 있는 기후변화의 위험을 겨우 절반까지만 줄일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지금까지 133년(1880~2012)동안 지구평균기온은 0.85도 올랐지만 서울의 경우 지난 100년(1908~2007)만에 2.4도나 상승했다는 점이다. 즉 지구 전체 평균만 생각하고 있다가는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국지적으로 급격하게 진행되는 온난화에 대해 별도로 염두에 두면서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극단적인 재앙에 대비해야 한다. 기술원은 기상정보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기후변화를 감시하고 국민 여러분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대담 : 구동본 에너지환경 부장(부국장)
정리 : 오세영 에너지환경부 기자
사진 : 송기우 부국장

□ 안영인 원장 프로필

△ 출생
- 1964년 충남 공주시

△ 학력
- 서울대 대학원 지구환경과학부 이학박사
- 서울대 대학원 대기과학과 이학석사
- 서울대 대기과학 학사
- 공주대 사범대학 부설고

△ 주요경력
- 한국기상학회 이사(2016∼)
- 한국기후변화학회 이사(2013∼)
- 美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UCSD) 스크립스 해양연구소(SIO)(2013∼2015)
- SBS 보도본부 네트워크기상팀 부장(1995∼2021)

△주요 저서
- ‘시그널, 기후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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