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불러온 메모리 훈풍...삼성-SK, 내년에도 웃을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1.27 19:57

D램 현물값 반등 시작..메타버스 필수 인프라로 관심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D램값 하락 우려에 시달렸던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내년부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구축이 본격화되며 메모리 반도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메타버스 운영을 위해 페이스북 등 주요 플랫폼 업체가 서버 투자를 확대하면서 내년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주요 D램 제품 현물가격이 일제히 반등세로 돌아섰다. 지난 7월 고점을 기록한 뒤 줄곧 하락을 거듭하다 다시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현물가격은 반도체 제조사와 수요 기업 간 거래 가격을 의미하는 고정가격의 선행지표로 꼽힌다. 이번 현물가격 반등이 고정가격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내년 2분기에 접어들며 D램 가격이 안정화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D램값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는 등 불황에 접어들 것이란 우려에 휩싸여 있었던 메모리반도체 업계에도 호재다. 기존 예상보다 빠르게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저점을 벗어나면서 내년에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돌입하리란 기대감이 높다.

분위기 반전을 이끈 것은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을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과 흡사한 가상 공간 속에서 많은 이들이 상호작용하는 일종의 플랫폼을 지향한다. 업계에서는 메타버스가 스마트폰으로 시작된 ‘모바일’에 이어 3차원(3D) 기반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로 이루어진 차세대 플랫폼이 탄생할 기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메타버스 구축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우선 기대되는 영향은 탄탄한 서버용 수요다. 메타버스 생태계를 위해서는 대규모 서버 투자가 선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VR과 AR 등 대용량 콘텐츠를 실시간 전송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인프라에 다량의 고성능 D램이 탑재된다는 설명이다.

미국 빅테크 업체는 메타버스를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고 시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데이터센터에 투자를 시작하면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페이스북은 최근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는 등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메타버스 사업부에 올해 최소 100억달러(약 11조6669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애플 등도 AR, VR 기기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반도체가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의 핵심 인프라로 부각될 전망"이라며 "이는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클라우드, 5세대(5G) 이동통신 에지컴퓨팅, VR 헤드셋 등에 고사양 그래픽과 고용량 반도체 탑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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