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사업 육성 국회 입법 세번째 불발에 수십조 투자 민간기업들 ‘허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2.02 16:43

수소법 개정안 국회통과 또 불발에 기업들 망연자실…이번이 세 번째
정책적 지원·뒷받침 해야 할 국회가 오히려 산업육성의 ‘걸림돌’ 지적

20211202002043_PCM20190211000231990_P2

▲수소충전.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 개정안이 또 다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수십조 원의 투자를 약속한 기업들이 허탈해 하는 분위기다.

민간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적 지원과 뒷받침을 해야 할 국회가 산업육성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정부 또한 국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중요 국정과제로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꼽고도 정작 법적, 제도적 기반마련에는 소극적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전날 법률 개정안 심의를 위해 제3차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소위는 총 3명의 의원(이원욱, 송갑석, 정태호)이 각각 발의한 4가지 수소법 개정안을 포함해 총 11가지 안건을 상정, 의결할 계획이었다.

소위 결과 전체 안건 중 7개 안건에 대해서는 수정가결, 대안폐기 등 결론을 냈지만, 유독 4가지 수소법 개정안에 대해서만 심의조차 진행하지 못한 채 회의를 마쳤다. 소위에서 수소법 개정안에 대한 법안 심사가 무산된 경우는 지난 7월, 11월에 이어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지난달 열린 소위에서는 양이원영 의원 등 일부 여당 의원들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하는 수전해 설비 중심의 ‘그린수소 지원 강화’를 주장하면서 심의가 불발된 바 있다.

이에 국회에서 수소법 개정안 심의가 지연되고, 여당 내에서도 합의점을 못 찾고 있다는 이유로 "수소는 비싸고 제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수소경제에 거품이 많다"라며 반대의견을 나타내는 일부 여당의원들의 부정적 인식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수소법 개정안은 총 7가지다. 현행 수소법은 수소경제 육성을 위한 기구 및 정책 마련 등 선언적 내용만 담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청정수소 중심의 수소경제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많았다.

수소법 개정안은 청정수소·청정수소발전에 대한 정의를 비롯해 국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 청정수소 개발·생산·보급을 명시하는 등의 수소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수소경제이행 기본계획에 청정수소의 개발·생산·보급 촉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은 물론, 산업부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경제 이행의 전반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수소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현행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제도와 유사하게 기업들의 청정수소, 수소발전량 의무 구매·공급 및 수소발전사업 추진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이에 따라 수소사업 투자를 약속한 기업들은 이번 수소법 개정안의 국회통과가 매우 절실했던 상황이다.

지난 9월 현대차·SK·포스코 등 15개 기업들은 한국판 수소위원회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을 출범시키며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SK 18조5000억 원, 현대차 11조1000억 원, 포스코 10조 원, 한화 1조3000억 원, 효성 1조2000억 원, 중소·중견기업 약 1조 등 수십 조 원에 달한다.

한 민간기업 관계자는 "기업들이 앞장서 수소경제를 위한 투자를 약속하고 실천해 나가는 상황에서 국회에서는 수소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조차 못하고 있는 아이러니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기업들만 속앓이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민간기업에게 정부가 명확한 정책적 신뢰를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청정수소 시장의 조기 구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소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 또한 "그린수소는 기술적, 경제적 한계로 인해 당장 상용화가 불가능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관련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국내 수소생태계를 우선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기업들의 법 개정안 처리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국회와 정부의 신속하고 합리적인 대응이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youns@ekn.kr

김연숙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