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진단·폐배터리 재활용 등 시장 선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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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사들이 배터리 생산을 넘어 활용 분야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배터리 관리와 대여부터 폐기 후 재활용 영역까지 제품 사용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배터리 애즈 어 서비스(BaaS)’ 사업화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배터리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배터리 재사용 업체, 전기차 렌털 회사 등과 협력해 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1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온 이달부터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상태를 운전자가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주행 및 충전 등 다양한 사용 환경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인공지능(AI)이 수명 상태, 이상 현상 등을 진단한다. SK온이 국내 전기차 충전 앱인 ‘이브이 인프라(EV Infra)’ 운영사 소프트베리와 협력해 출시했다.
SK온은 지난 10월 출범 당시부터 배터리 생산뿐만 아니라 생애 전반을 포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BaaS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에 비해 후발주자인 만큼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배터리 상태 진단 서비스는 전기차 렌털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SK렌터카 자동차 통합 관리 솔루션인 ‘스마트링크’를 통해 배터리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LG엔솔은 롯데렌탈과 배터리 용량 및 안전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BaaS 사업에 있는 핵심적인 영역으로 꼽힌다. 제조사 차원에서는 재활용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데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업체인 블루파크스마트에너지(BPSE) 지분 13.3%를 취득했다. BPSE는 중국에서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된 제품으로 교체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는 SK이노가 중국 교환형 배터리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SDI는 피엠그로우에 대한 전략적 투자에 나서며 폐배터리 재활용 영역에 진출할 계획이다. 피엠그로우는 전기버스용 배터리를 재활용해 에너지 저장 장치(ESS)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온도 한국전기안전공사, SK에코플랜트, 케이디파워와 전기차에서 사용한 배터리를 ESS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되는 분야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폐배터리는 2025년 3만 1696개에서 2030년 10만 752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 규모도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2030년 약 20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서비스 영역도 빠르게 확장될 것"이라며 "전에 없던 다양한 사업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파생 신사업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