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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본사.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까지 각각 수천억원에서 1조원 넘는 순이익을 달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만에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실상 선두 자리를 되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10대 대형 증권사들이 올 3분기까지 벌어들인 순이익은 약 7조원 안팎이다. 이들 연간 순이익은 1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이들은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함은 물론,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1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20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86.2% 급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부실 사모펀드 전액 보상으로 충당금 약 600억원이 일회성 손실로 반영됐지만, 3분기에만 무려 6210억원의 순익을 내, 누적 순이익 1조원을 넘겼다.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도 1조639억원으로 전년 동기(4811억원) 대비 121.1% 올랐다.
특히 올해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회사채 등 주식 및 채권 발행시장 전반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며 투자은행(IB) 부문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IB 관련 수익은 476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2870억원)보다 66.14% 증가했다. 인수주선과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도 각각 960억원, 920억원으로 48.6%, 38.1%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바이오사이언스, 에스디바이오센서, 카카오뱅크, 롯데렌탈, 현대중공업 등 대어급 IPO에 주관사로 참여했다. 또 한화솔루션, 포스코케미칼, 한화시스템 유상증자 딜도 진행했다.
기업금융 부문의 세전 당기순익(3분기까지 누적 기준)은 8824억8649만원으로 지난해 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매수·합병 부문에서 2888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둬들여 업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IPO로 수천억원의 지분법 이익을 거둔 덕도 봤다. 한국투자증권은 100%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통해 카카오뱅크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거래대금이 급감하며 증권사 실적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연간 순이익 1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증권사 실적 1위, 국내 증권업계 1위(자기자본 기준)인 미래에셋증권도 순이익 1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9757억원을 기록했다. 8000억원 초반 대였던 2019년 연간 연결 순이익을 훌쩍 넘어섰다. 미래에셋증권의 연결 순이익 예상치는 1조15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40% 증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순이익에서는 한국투자증권에 다소 뒤지지만, 영업이익에선 미래에셋증권이 사실상 2년 연속 1위 자리를 꿰찰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1조2506억원으로 작년 동기 보다 52.5% 급증했다. 증권업계 최대 규모이자, 첫 2년 연속 1조원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다른 증권사들의 실적도 만만치 않다. 삼성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이 8217억원을 기록했으며 NH투자증권의 순이익도 79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증권사들도 연간 누적 기준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밖에도 KB증권,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역대급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증권사들의 순이익 경쟁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이익은 줄고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성과 따라 실적이 갈릴 전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 역시 "내년 일평균 거래대금은 22조6000억원 수준을 기록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15% 감소함은 물론, 이자수지 역시 5.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년에는 IB부문의 성장이 크게 나타나는 증권사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hn7704@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