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대형 M&A' 대기중...'삼성이 선봉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2.19 11:03

'수십조원' 역대최대 빅딜 가능성…현대차·SK·LG 등도 '탐색전'



변수는 '글로벌 패권전쟁'...현대重·대한항공 인수전 '지지부진'

[참고사진]

▲자료사진.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클린룸에서 작업자가 일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대기업들이 임인년(壬寅年) 새해 ‘대형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선다. 글로벌 무대를 누비기 위해서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변화·혁신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M&A가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 후보군으로는 미래 반도체·자동차, 로봇, 차세대 이동통신 등 분야가 거론된다. 100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삼성그룹이 선봉에 설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활발했던 글로벌 M&A는 올해 들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한계기업’이 위기를 넘기지 못하거나 구조조정을 위해 일부 사업부를 파는 사례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부분 기업들이 활로를 찾은 상태라 매력적인 ‘깜짝 매물’이 나올 확률이 낮아졌다는 뜻이다.

내년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위기 속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현금을 쌓아왔던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M&A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역시 연말 임원이사 이후 해당 분야 컨트롤타워를 재정비하며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고 전해진다.

재계는 우선 삼성그룹의 선택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올해 초 "3년 이내에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 회사는 2016년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원에 사들인 이후 정중동 행보를 이어왔다. M&A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는 진단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는 점도 삼성의 ‘빅딜’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출소 이후 3개년 투자계획, 미국 파운드리 공장 부지 확정, 미국·중동 출장 등 업무를 수행하며 ‘밀린 숙제’를 대부분 풀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 분야 ‘글로벌 리딩기업’을 사들이는 결정을 내릴 경우 삼성의 중장기 전략에 화룡정점(畵龍點睛)이 찍힐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크고 작은 딜을 성사시킨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도 M&A 시장 동태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이들이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분야는 미래차, 배터리, 반도체 등이다. 전세계적으로 기술 패권전쟁이 본격화한 업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시장 환경이 워낙 빠르게 변하는 만큼 필요할 경우 대형 M&A를 추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재계에서는 새해 우리 기업들이 로봇 분야에서 M&A를 성사시킬 수 있다고 내다본다. 삼성전자는 최근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로봇사업팀’을 발족했다. 삼성은 앞서 ‘전장사업팀’을 신설하자마자 하만을 인수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사들였고, LG도 관련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변수는 ‘글로벌 패권전쟁’이다. 미국과 중국이 각을 세우기 시작한 이래 기업간 딜이 국가간 ‘안보경쟁’으로 치닫는 모양새라 M&A 시장 불확실성이 상당한 상황이다.

전세계 반도체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예상했던 엔비디아의 ARM 인수도 각국 반대에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400억달러(약 47조원)짜리 빅딜이었다. 다만 미국 기업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인 주도권을 가지는 것에 우방국인 영국조차 우려를 내비친 결과다. 미국 시스템 반도체 기업 매그나칩반도체는 중국계 사모펀드로 팔려나갈 뻔 했지만 협상이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낸드플래시 점유율 2·3위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도 중국의 반대로 합병에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들에도 이미 ‘불똥’이 튄 지 오래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에서 좀처럼 경쟁 당국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독과점 논란 때문이다. SK하이닉스도 작년 10조원을 베팅해 인텔 낸드사업부를 사들이기로 했지만 중국 정부 승인이 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 환경이 급변하며 (기업 M&A에서) 성장성, 가격, 시너지 등을 쉽게 판단하기 힘든데 정치적인 셈법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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