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운송배관 신규 설치 시 비용 과다·설치 도로 확보 등 어려워
기존 가스관 개조 시 신규 건설비용의 21∼33%…유럽·호주서 개조
▲거제~진해구간 해저터널에 설치된 천연가스 주배관 전경. |
20일 업계에 따르면 수소는 가스 형태로 파이프라인 또는 튜브트레일러로 운송되거나 냉동탱크를 통해 액상 상태로도 운송 가능하다. 이 중 배관망을 통한 운송방식의 경우 1500~3500km 구간에서 공급 시 특히 경제적인 운송방식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 2600km, 벨기에 600km, 독일 400km 등 전 세계적으로 약 5000km의 수소 배관이 구축된 상태다. 수소배관은 설치 후 약 40~80년까지 긴 수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운영비용 또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파이프라인 운송이 이미 성숙 기술로 독일에서는 1938년 라인-루르 도시 지역에 수소 파이프라인 시스템 건설 후 현재까지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배관망을 통한 수소 운송의 경우 높은 신규 설치비용과 설치 가능한 도로가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신규 수소배관망 설치 시에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막대한 신규 투자규모로 인해 규제 프레임워크가 정비되지 않거나 수요가 태동 단계에 있을 경우, 상당 규모의 리스크와 건설비용이 유발될 수밖에 없다.
현재 각국이 제시한 수소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30년 1만km, 넷제로 시나리오 충족을 위해서는 2만km 이상의 수소 파이프라인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초기 리스크를 회피하면서 장기적으로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기 전까지 기존 가스배관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IEA 조사에 따르면 가스배관망의 수소 운송을 위한 개조 비용은 신규 건설비용의 21∼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1월 네덜란드 가스유니(Gasunie)의 경우 6~7개월에 걸쳐 천연가스관을 최초 수소전용 배관으로 개조한 바 있으며, 독일과 호주에서도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수소생산·도입지역을 거점으로 지역 수소 배관망 구축작업이 진행된다.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내년 수소생산지역과 연계된 수소배관의 최적거래 도출 후 2030년까지 수소생산지역별 수요 특성에 맞춰 배관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발전·산업용 배관은 30~100km 이내, 수송용 배관은 10km 이내에서 경제성이 확보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부터 도시가스사 지역배관, 2025년부터 한국가스공사 주배관에 대한 액화천연가스(LNG)·수소 혼입을 위한 실증사업도 진행된다.
내년 현행 품질기준상 소량의 수소혼입(1% 이하)이 가능한 도시가스사의 중압배관을 대상으로 우선 실증 후 혼입비율 상향 등을 추진하고 이를 주배관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행 품질기준상 수소혼입이 불가능한 가스공사 고압배관에 대한 실증은 수소혼입의 안전성 검증 및 영향도 분석 후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이 제시한 수소전략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신속한 수소 운송 인프라 개발이 관건"이라며 "신규 수소전용 파이프 건설 대비 상당한 비용상 이점을 보유한 천연가스관 개조는 수소운송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youn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