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파운드리 전년 대비 20% 성장
생산능력·선단공정 두고 경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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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올해 각종 반도체를 수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업계는 유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디지털 제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해당 기기에 탑재될 반도체 물량도 덩달아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는 밀려드는 수주량에 역대급 매출을 올렸다.
파운드리 호황은 앞으로 몇 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업체 간 생산력 확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는 미래를 대비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양사를 합쳐 300조원이 넘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는 자국 반도체 산업을 부흥하기 위한 막대한 보조금을 예고하며 파운드리 ‘쩐의 전쟁’은 내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매출 97%를 차지하는 상위 10대 기업 매출은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11.8% 증가한 272억 7700만달러(약 32조 641억원)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11% 늘어난 48억 1000만달러(약 5조 6541억원)다. 같은 기간 매출 148억 8000만달러(약 17조 4914억원)를 달성한 TSMC를 뒤쫓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파운드리 호황에 힘입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사업에서 20조원에 근접한 연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판매량이 늘면서 올해 내내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고 평균 판매가격(ASP)이 상승하는 등 수익성도 개선되는 흐름을 보인다"며 "파운드리 품귀 현상으로 선단공정을 운영하는 TSMC와 삼성전자가 ‘슈퍼 을’ 지위에 오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파운드리 ‘투자 전쟁’ 본격화
파운드리 시장은 생산능력 확대에 투입되는 막대한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소수 업체 간 경쟁으로 굳어지고 있다. 현재 20나노미터(㎚) 이하 선단공정을 운용하는 파운드리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노리는 삼성전자는 목표 달성을 위해 17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 발맞춰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려 매출 확대를 꾀하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성장률은 30% 규모로 TSMC 성장률 24%를 웃돌며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이에 더해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생산라인으로 텍사스 테일러시를 확정하고 17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신규 라인은 5세대(5G) 이동통신,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 첨단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한다. 내년 상반기에 착공을 시작해 2024년 하반기 목표로 가동할 예정이다.
TSMC도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며 삼성전자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 모습이다.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3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 애리조나 파운드리 생산공장에 120억달러(13조 4000억원)을 들여 착공에 들어갔다.
◇ 10나노 이하 첨단공정 기술 경쟁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파운드리 점유율은 15% 내외로 추산된다. TSMC가 약 50%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시간에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격차는 20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만 놓고 보면 더 커진다. 해당 시장에서 TSMC는 점유율 60%를, 삼성전자는 약 23% 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나노 이하 최선단공정에서도 기술력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차세대 미세 공정인 3나노(㎚)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기존 3나노 공정 양산 계획을 2022년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긴 것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TSMC보다 한 반기 앞서 3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하며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TSMC는 내년 7월 양산 예정인 인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에 3나노 공정을 처음 적용할 계획이다.
◇ 반도체 패권 경쟁 타고 호황 이어질 듯
내년에도 반도체 부족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요국 반도체 패권 전쟁도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유럽 등은 반도체 산업을 국가 안보와 결부시키며 생산기지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 촉진법’ 등 대규모 반도체 기업 지원 정책을 내세우며 보조금을 미끼로 기업들의 투자를 유인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지원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전자와 TSMC 등은 생산 기지 건설에 드는 투자 비용 절반 정도를 세액 공제로 돌려받는 등 혜택을 받게 된다"며 "파운드리 호황에 겹쳐 주요국이 투자 지원책을 내세우면서 업체 간 투자 경쟁은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jinsol@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