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계 올해 결산 및 내년 전망
3사 모두 북미 투자 등 발빠른 행보…점유율 높여
수익성 본격화 단계 진입 품질 우려 해소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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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이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전기자동차 배터리 3총사가 새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한다는 야심이다.
K배터리 3사는 그 동안 투자에 따른 결실을 거두며 올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막대한 돈을 쏟았던 배터리 사업이 글로벌 점유율이 확대되며 수익을 내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위미다.
실제 K배터리 3사는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투자 확대에 몰두했다. 앞으로 본격화될 전기차 시장을 대비한 생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3사가 모두 미국 완성차 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북미 투자를 시작하는 등 빠른 행보에 나섰다.
특히 다만 전기차 리콜로 불거진 품질 우려와 함께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에 속도를 내는 등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 기관인 S&P 글로벌 플래츠는 지난 16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선진적인 기술력과 지속적인 투자에 힘입어 향후 3~4년 동안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업체 점유율은 33.5% 수준이다.
올해는 특히 K배터리 선전이 돋보였다. 국내 3사 점유율은 1년 전보다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LG엔솔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사용량 기준 점유율 35.5%로 1위를 공고히 했다. 2위 일본 파나소닉을 제외하면 3위 삼성SDI, 4위 SK이노베이션으로 상위권을 휩쓰는 모양새다.
점유율 확대에는 막대한 투자가 뒷받침됐다. 오는 2025년까지 LG엔솔은 150기가와트시(GWh) 생산 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여기에 현대자동차와 함께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국내에 이어 북미, 중국, 폴란드, 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됐다. 지난 10월 분사한 SK온은 2025년까지 150.5GWh 생산 능력을 더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2025년 상반기까지 미국에서 23GWh 규모 생산 공장 건립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생산 거점은 국내 울산을 비롯해 헝가리, 중국 등 4곳으로 확대된다.
올해에는 배터리 사업이 수익성을 내는 등 장기적인 성장 기반도 마련했다. LG엔솔은 올해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볼트EV’ 화재에 따른 충당금에도 불구하고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약 1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SDI도 올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판매가 감소하는 악조건 속에서 달성한 호실적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새로운 수장으로 각 그룹 총수 최측근 인사를 맞았다. 그룹 내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사업 감각을 갖춘 리더십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SDI와 LG엔솔은 올해 임원 인사를 통해 최윤호 사장과 권영수 부회장을 대표로 임명했다. 두 사람은 총수를 가까이에서 보좌하며 그룹 전반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SK온 또한 최태원 회장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영입해 기존 지동섭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내년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다.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인 이상 예상치 못한 변수가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배터리 내재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배터리 자급자족에 나선 자동차 회사들은 경계 대상이다. 테슬라를 비롯해 폭스바겐, 도요타, GM, BMW 등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는 업체 수와 속도도 빨라지는 분위기다.
배터리 품질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LG엔솔은 현대자동차에 이어 GM에 공급한 배터리에서도 결함이 발견되면서 신뢰도에 금이 갔다. 충당금 부담으로 올해 안으로 예정됐던 상장도 연기해야 했다. 지난해 삼성SDI에 이어 올해에도 리콜 조치가 이어지면서 품질 우려가 화두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가 프리미엄을 앞세워 중국 회사와 차별화하는 상황에서 품질에 대한 우려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