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코엑스서 팝업 스토어…13일까지 일반에 공개
일등석·비즈니스 고객 제공 서비스까지 ‘풀 패키지’ 전시
‘최대 201㎝’ 프레스티지 2.0 좌석, 호텔 객실 같은 느낌
고급 식기류·침구·와인까지…‘내셔널 플래그’ 품격 강조
키링 제작·기념 우표·셀프 사진 존, 가족 단위 체험 인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지하에 마련된 대한항공 팝업 스토어 현장에서 받은 부채와 체험 프로그램 안내장. 사진=박규빈 기자
“딸들과 영화 보고 나오는 길에 들렀는데 다 둘러보니 좌석 탑승이 가장 흥미로웠어요. 나중에 기종 선택의 기준점으로 삼을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40대 여성 김모 씨)
“아직까지는 옛 기업 이미지(CI)가 익숙하지만 이제는 제법 신 CI도 눈에 익었고, 대한항공이 이를 널리 홍보하려는 노력이 느껴집니다. 좋은 이미지로 남아 대한항공을 택할 이유가 될 듯 하네요."
“대한항공은 굵은 글자체만큼이나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데 CI가 바뀐 만큼 진취적인 회사가 될지 기대됩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지하 1층에 마련된 대한항공 팝업 스토어 현장에 몰린 인파. 사진=박규빈 기자
지난 5일 대한항공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지하 1층 한 켠에 마련한 팝업 스토어에 가봤다. 규모는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각 영역별로 매우 알차게 구성해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기자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13시 30분, 행사 시작 3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첫날이었지만 주말이어서 실로 어린 아이들을 대동한 부모들과 친구들이나 연인 등 남녀노소 구분 없이 문자 그대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현장에는 대한항공의 CI·여객기·수직 미익·캐치 프레이즈를 모아 키링으로 만들고 기념 엽서에 스티커를 붙여보는 공간과 셀프 기념 사진을 찍는 부스가 있었다.

▲대한항공 팝업 스토어 현장에서 키링을 만드는 방문객들(좌측 상단)과 기념 우표를 꾸미는 사람들(우측 상단). 키링 구성품(좌측 하단)과 기념 우표 완성본. 사진=박규빈 기자
유치원생 아이 엄마 손우정(32) 씨는 “마침 집 근처이기도 해서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길래 와봤는데 새 단장을 마친 대한항공의 콘텐츠를 체험해볼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며 “특히 키링 만들기와 스티커 꾸미기에 딸이 흥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행사는 지난 3월 11일 대한항공이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기업 '리핀코트(Lippincott)와 협업해 만든 신규 CI를 공개한 이후 일반에 최초 공개 진행하는 것으로, 사내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브랜드 익스피리언스팀이 약 3개월 간 준비했다.
대한항공 브랜드 익스피리언스팀 관계자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어서 코엑스는 브랜드 전파 목적으로는 안성맞춤인 공간"이라며 “CI를 대중적으로 홍보하고자 2주일 간의 팝업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첫날부터 흥행에 성공했다"며 “일본과 독일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의 추진 여부를 계획 중"이라고 부연했다.

▲대한항공이 최근 도입한 보잉 787-10 여객기에 탑재된 프레스티지 2.0 좌석. 사진=박규빈 기자
현장 한가운데에는 대한항공이 자랑하는 프레스티지 2.0 좌석이 전시있었고, 장거리 노선에 투입되는 보잉의 최신예 여객기 787-10에 장착된 제품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대한항공 측은 좌석 간격 117cm·너비 53cm·기울기 각도 180도인 이 좌석에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23.8인치 개인용 모니터 △전원 공급 장치 △USB 포트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한다고 했다.
과연 난생 처음 최고급 좌석에 앉아보니 대한민국 대표 항공사의 품격이 느껴졌다. 단순 착석감이 좋아서 뿐만 아니라 제반 장식과 소재 자체가 차콜 그레이 색상 바탕에 18K 옐로우 골드 톤으로 고급스럽게 꾸며졌기 때문이다.
개인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은 마치 호텔 객실 내 귀중품 보관함을 보는 듯 했다. 아래로 이어진 부분에는 스마트폰이나 블루투스 이어폰·시계를 위한 무선 충전대와 가방 등을 둘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프레스티지 2.0 좌석에 앉은 상태에서 다리를 쭉 펴본 모습(상단)과 대한항공 기내지 '모닝 캄'(하단 좌측)과 테이블을 펼쳐 14인치 노트북을 놓아본 모습(하단 우측). 사진=박규빈 기자
아쉽게도 좌석을 180도 풀 플랫 형태로 눕히는 기능은 구현해볼 수 없었다. 그러나 앉은 상태에서 다리를 뻗었을 때 끝 부분까지 공간이 한참 남았다는 점에 비춰보면 실제 탑승 시 어떨지 대강 미뤄 짐작해볼 수 있었다. 공식 설명에 따르면 완전히 평평한 상태로 만들면 198~201cm에 이른다고 돼있어 지극히 평범한 신장의 기자에게는 전혀 무리가 따르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은 “프레스티지 2.0 좌석은 사생활 보호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설계돼 기존 비즈니스 클래스 대비 격벽이 높다"면서도 “운항 중인 여객기에 설치는 됐지만 좌석별 미닫이식 문은 이용하기에는 아직 국토교통부의 안전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2단으로 접혀있는 프레스티지 2.0의 테이블은 통상 앞 좌석 등받이에 붙어있는 일반석(이코노미 클래스)과 달리 앉아있는 방향으로 잡아 끌어당겨 펼치는 형식이었다. 마우스를 놓고 쓰기에는 공간의 한계가 있었지만 분명 14인치 노트북을 놓고 쓰기에는 매우 충분한 수준이었다. 테이블에는 스마트폰 거치대도 갖춰져 있어 가로로 눕혀 콘텐츠를 감상하고자 하는 고객 편의성을 고려한 부분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닥에는 백팩 1개를 둘만한 공간도 있어 구태여 천장에 설치된 짐칸(오버헤드 빈)을 열고자 자리를 이탈할 필요도 없어보였다.
대한항공 기내지 '모닝 캄'은 여행·문화·예술·인문·교양 등 다채로운 칼럼을 담고 있었다. 종이의 질감도 광택이 나는 아트지나 스노우지를 쓴 싸구려 잡지와는 달리 실크지나 랑데뷰지와 같이 무광이어서 고급스러웠고 가독성이 좋았다.

▲일등석(퍼스트 클래스)과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들에게 제공되는 식기 세트(하단)와 마크 알머트 보르 오 락 수석 소믈리에(상단 좌측), 기내용 와인 일부(상단 우측),. 사진=박규빈 기자
양 옆으로는 일등석(퍼스트 클래스)과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들에게 제공되는 어메니티와 식기 세트가 전시돼있었다. 두 등급의 좌석에 앉게 되는 승객들이 제공받는 서비스는 분명 일반석 대비 차원이 달랐지만 그 사이에서도 좌석 판매 가격 만큼이나 차별점이 존재했다.
프레스티지석에는 이탈리아 아르마니/까사가 만든 백색 도기(陶器)와 은식기가 나오지만 일등석에는 프랑스산 베르나르도·크리스토플의 도기·유리 그릇·은식기, 독일제 리델 와인잔 등 더 많은 가짓수가 제공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2022년 마크 알머트 보르 오 락 수석 소믈리에와 협력해 엄선한 기내용 와인 일부도 진열돼 있었다. 계절과 노선, 역시 좌석 등급에 따라 제공하는 와인도 달리한다는 점에서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플래그 캐리어의 서비스 수준을 실감케 했다.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편의용품과 파우치. 사진=박규빈 기자
영국의 하이엔드 브랜드 '그라프'와 협업한 어메니티 파우치에는 공통적으로 귀마개·안대·칫솔·마비스 치약이 있었고 일등석 고객용으로는 머리빗을 포함한 추가 구성품들이 더 들어있었다. 파우치의 디자인에도 차이를 둠으로써 승객 티어별 서비스 수준의 구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파우치는 네이비·그린·블랙 3종 색상을 8개월마다 돌아가며 지급한다고 해 수집하는 재미가 있어보였다.
이탈리아 럭셔리 침구 브랜드 프레떼의 이불·베개·슬리퍼·파자마 등 침구류는 유리관 속 전시품으로만 있어 체험해보지 못했지만 장거리 비행 시 숙면을 가능케 할 정도로 푹신함과 편안함을 선사해줄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