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中사업혁신팀 신설 이어 연초 현지방문 할듯
정 회장도 출장일정 조율 알려져…'현대 속도' 재연 총력
미중갈등·중국 정부 '정치리스크' 넘을 비책 마련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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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새해 경영 핵심 키워드로 ‘중국 공략’을 꼽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 모두 명실상부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지만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도록 조직을 개편하고 총수가 직접 현지 경영에 나서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연말 법원 휴정기를 활용해 해외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중국 사업 현황을 챙기러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중국 산시성 시안과 쑤저우에 각각 반도체 생산과 후공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안에는 150억달러(약 18조원)를 투자한 반도체 제2공장도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하며 현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챙기기 시작했다. 혁신팀은 한종희 부회장 직속으로 운영된다. 중국 스마트폰과 소비자가전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정 회장 역시 코로나19 상황을 살피며 중국 출장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정기 임원이사를 통해 중국 사업 수장을 교체했다. 2년여간 현지 영업을 총괄해온 이광국 사장이 물러나고 이혁준 베이징현대(HMGC) 전략기획담당 전무가 이 자리를 대신한다. 제네시스는 GV70 전기차를 지난달 열린 ‘2021 광저우 국제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과 현대차가 혁신팀을 만들고 리더십을 교체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중국 내 양사 입지가 상당히 좁아진 상태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한때 20%를 넘겼지만 최근에는 1% 아래로 급락한 상태다.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 등 현지 기업들이 급부상하며 설 자리를 잃었다. 반면 경쟁 상대인 애플은 여전히 중국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어 삼성 내부에서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현대속도’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던 현대차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속도는 200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무서운 속도로 판매를 늘려온 현대차·기아의 기세를 보고 놀란 현지인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다만 2017년 ‘사드보복’을 기점으로 판매가 급감하기 시작, 올해는 최악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는 2016년 179만대에 달했지만 올해는 목표치를 80만대로 잡았을 정도다.
국내 대표 기업들이 유난히 중국에서 힘을 못쓰는 것은 내·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사드보복, 미중 무역갈등 등을 겪으며 시장 환경이 불안해졌는데, 우리 기업들이 현지 후발주자들보다 뛰어난 상품성·마케팅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점유율 회복을 위해서는 자국 기업들을 밀어주려는 중국 정부의 ‘정치리스크’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80% 이상이 10년 전에 비해 현지 투자 환경이 악화됐으며, 규제와 지원 정책 등에서 중국 기업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조사 대상 131개사 중 85.5%가 올해 중국 현지의 투자 환경이 10년 전에 비해 악화됐다고 평가했는데, 그 이유로는 ‘정부 리스크’(38.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전경련 측은 이와 관련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정부는 양국 정상 간 적극적 교류를 통해 현지 진출기업 애로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삼성·현대차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압도하고 있는 ‘야심작’ 폴더블폰이 중국에서 아직 반응이 없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전기차 기술력이 ‘글로벌 탑티어’라고 평가 받고 있지만 중국에는 아직 적극적으로 신차를 내놓지 않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를 상대로 경영을 펼치는 삼성·현대차 입장에서 중국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며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 등 변수들을 잘 살피며 공략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