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1가구 2주택자' 보유주택 처분 기한 맞추려 내놔
"하락해도 3~4년 전보다 비싸… 이미 금평구된 지 오래"
"내년 8월 계약갱신청구권 소진되면 집값 더 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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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응암동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기령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일시적 1가구 2주택자인 경우 정해진 기한 내에 집을 빨리 매도해야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급매로 내놓고 있는 것일 뿐 집값이 하락하는 상황은 아니에요." (은평구 응암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26일 기자가 찾은 은평구 응암동과 녹번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 곳곳에서 급매물 공고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시세 대비 5000만~7000만원이 더 저렴한 가격의 매물들이 눈에 띄었다.
은평구에서 노년생활을 보내고 있는 60대 박 씨는 "요즘 은평구가 금평구가 됐다는 말이 나오고는 있을 만큼 아파트 가격이 워낙 많이 올랐다"라며 "급매라고 해도 3∼4년 전에 비하면 비싼 가격이니깐 다주택자들은 시세차익 얻고 집을 파는 경우가 있다"라고 전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은평구 집값이 전주 대비 0.03% 하락했다. 서울에서 올해 첫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은평구를 시작으로 서울 집값이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가 처분을 위해 내놓는 것일 뿐 하락 전환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통적인 비수기다보니 급매물을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양도세 완화 소식도 들리고 있고 매도인들이 내년 대선 이후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서 내년 이후 가격이 다시 이전 수준으로 올라갈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4차’ 전용면적 59㎡는 지난 7일 8억9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 5월 신고가인 10억원보다 1억1000만원이 낮은 수준이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들은 "해당 거래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가 비과세 조건을 맞추기 위해 서둘러 내놓으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 것"이라고 전했다.
일시적 1가구 2주택이란 1주택자들이 다른 주택으로 옮겨가기 위해 주택을 추가로 매수하면서 기존 주택 매도 전까지 일시적으로 1가구 2주택이 되는 경우를 뜻한다. 정부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가 두번째 주택을 취득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첫 번째 주택을 매도할 경우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매도 날짜를 맞추지 못할 경우 다주택자로 분류돼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은평구 내 가장 최근 매매 거래는 녹번동 힐스테이트 녹번 전용 59㎡로 지난 23일 10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0월 매매 신고가인 11억5000만원 대비 6000만원이 하락한 금액이다. 다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지난 23일 거래는 직거래 매물이라고 표기돼 있다.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직거래 매물은 주로 가족 등 특수관계인 간 거래인 경우이거나 중개수수료가 들지 않기 때문에 매도인과 매수인이 가격 협의를 통해 저렴하게 거래하는 경우로 나뉜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가격 하락으로 볼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내년 8월 이후 임대차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 2년을 맞으면서 5% 인상 상한선에 묶여있던 전세가격이 급등해 집값을 밀어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입자가 지난해 8월 임대차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한 차례 소진했다면 내년 8월 이후 전세가격은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평구 내 B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매 거래는 거의 없지만 전월세 거래는 꾸준히 성사되고 있다"며 "내년에 전세가격이 또 오르면 집값도 같이 올라갈 수밖에 없고 특히 서울은 앞으로도 집값이 쉽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iryeo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