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청약시장, 중도금 대출 여부따라 청약률 ‘극과 극’

김기령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1.06 15:20

인천 송도 청약 단지서 미계약 물량 속출

분양가 9억 초과하자 자금 부담에 포기

반대로 9억 미만 단지 청약 경쟁 심화

"올해 청약 시장은 분양가 기준 갈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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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샵 송도아크베이 투시도. 포스코건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인천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중도금 대출 기준인 분양가 9억원을 넘는 단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는 단지에서는 미계약 물량이 속출하고 있지만 9억원 미만 단지는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6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자이더스타는 지난해 11월 1순위 청약 결과에 따라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전체 1533가구의 35%인 530여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나왔다. 당첨자들이 대거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지난해 분양 당시 해당 단지는 1순위 청약에 청약통장 2만156개가 몰리며 평균 경쟁률 13.15대 1을 기록했다. 청약 미달이 아니었고 투기과열지구 내 청약에 당첨된 뒤 포기하면 향후 10년간 재당첨 기회가 박탈되기 때문에 당첨 포기자가 늘어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계약이 속출한 데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크게 작용했다.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면서 계약금과 중도금을 내지 못하거나 대출을 받더라도 향후 이자 부담이 너무 클 것을 우려한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작됐고 오는 7월 3단계 규제가 적용되는 등 대출 규제가 심화하고 있고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

해당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2599만원으로 전용면적 99㎡는 최저 9억원부터 최고 11억원으로 산정됐다. 옵션가격과 취득세까지 추가하면 부담해야 할 금액이 11억~13억원선까지 오를 수 있다.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도 계약 여부를 고민하는 당첨자들이 작성한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청약 당첨됐는데 송도 아파트를 10억원대에 분양받는 게 맞을까요?’, ‘자금이 모자라는데 신용대출을 무리하게 받고 사도 될까요?’ 등의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향후 집값 하락 또는 공급 과잉을 우려하며 계약을 망설이는 이들도 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인천의 올해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7800가구로 지난해 1만9258가구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다. 오는 2023년에는 4만2000가구 물량이 예정돼 있다. 청약 단지의 입주 시점에서 가격 오름폭이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이 늘면서 집값 하락 불안 심리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만큼 고분양가 단지는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완판으로 이어지느냐 아니냐의 관건은 분양가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시세 대비 분양가가 낮거나 분양가가 9억원 미만으로 책정돼 대출 부담이 적은 단지들로 청약통장이 몰리고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더샵아크베이는 지난 5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 2만2848명이 몰리며 평균 4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단지 가운데 청약 수요가 가장 많이 몰렸다.

분양가는 84㎡A가 8억원, 84㎡B 7억7150만원, 98㎡ 8억9990만원으로 9억원 아래로 산정됐다. 분양가가 8억~9억원 사이로 책정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하는 중도금 대출 가능 영역 안으로 들어왔다.

업계에서는 분양가가 9억원 미만으로 책정된 더샵아크베이는 청약 당첨자들의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계약이 순탄하게 성사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고분양가 단지들의 경우 미계약 물량이 앞으로도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공급이 대거 예고돼 있고 인천의 경우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실수요자들이 고분양가 단지를 선택하지 않으면 미계약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교통, 학군 등 입지가 우수한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통장 몰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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