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디지털 금융진화 취약계층 살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1.11 10:14

박세원 IHS마킷 상무/국가위험분석 한국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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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원 IHS마킷 상무/국가위험분석 한국총괄

집 가까이 있던 은행 지점이 또하나 사라졌다. 처음 전세집을 마련할때 자금을 융통했던 곳이다. 필자는 상대적으로 일반 금융 서비스 사용자들보다 모바일을 통해 쉽게 금융상품을 찾아보고 선택하면서 갈아타는 것에 익숙하다. 하지만 모바일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금융취약계층은 은행지점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오프라인 점포 폐쇄에 큰 불편을 느낄 것이다.

특히 대도시 은행지점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도서·산간지역의 은행지점이 문을 닫게 되면 금융취약계층이 집중된 만큼 더 불편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속에, 스마트폰이 없거나 사용에 익숙치 않은 디지털 취약자들이 금융서비스에 소외당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6년새 시중은행 점포 1000곳이 넘게 사라졌고, 지난 한해에만 261곳이 문을 닫았다. 또한 새해 은행권을 둘러싼 통폐합 흐름에 100여 개의 영업점이 추가로 사라질 판이다. 지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들과의 핀테크 플랫폼 경쟁에서 철옹성을 지키던 기존 시중은행들이 느낀 위협과 위기감은 이미 오래되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과 이를 이용하는 고객이 양측 모두 생존을 위해 서로를 배려하기 힘든 상황이된 것이다.

‘손 안의 은행’인 모바일뱅킹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은행 창구를 찾는 빈도가 줄기도 했지만, 은행도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점포 수와 함께 인력 감축을 추진하기 때문이다.시중의 기존 은행들은 디지털 금융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비대면 상품강화와 편의성 높은 디지털 플랫폼 중심의 체질 개선으로 비용 대비 수익을 높여서 신생 인터넷은행과의 디지털 경쟁에서 승기를 잡아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점을 기반으로 한 은행업무는 이제 종말이 눈앞에 닥쳤다.

지난해 12월 서울 어느 은행 지점의 경우 주민들이 집단행동으로 폐쇄를 막아서는 등 이미 디지털 소외와 금융 소외에 의한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은행들이 매년 사상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과연 그들의 실적에 걸맞은 사회적 역할과 책임 의식을 지니고 있는 지는 의문이다.

지금이야말로 상생과 포용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낼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은행 간 공동점포를 별도로 마련하게 한다든지, 디지털 취약계층 밀집지역의 은행 지점 폐쇄 시에는 변화의 속도를 늦추고 금융 서비스 사용자들의 적응 시간을 주기위해 은행 간 순차적으로 폐쇄하도록 가이드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최대한의 디지털 금융 교육 여건을 갖추어 디지털 소외를 막기 위한 방치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특히 대표적 금융 약자인 고령자를 위한 모바일뱅킹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 나가야 할 것이다.

디지털 환경에 잘 적응하는 인간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변화가 빨라진 시대는 인류진화론에서 다뤄진 것처럼 최악의 생존전략이자 사회현상,‘적자생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생활 환경에 적응하는 ’디지털 진화‘를 이뤄내야 한다. 다만 시대적변화를 성급히 뒤쫓다 파국적인 돌연변이가 출현되지 않게끔 선의의 목적과 방향을 가진 디지털 진화를 이뤄내는 일이 중요하다.

디지털 금융 진화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 노는 방식, 생활하는 방식을 더 즐겁고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은행 간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방식의 협력 전략으로 금융 소비자를 번영 시켜야 상호 의존적인 디지털 금융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지 않겠는가.

디지털 금융 생태계 구성 주체들의 노력과 정부 정책의 뒷받침으로 모두가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진화 방향을 이끌어 나간다면 종(種)전체의 지속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디지털 진화와 금융 산업의 성장이 서로의 가치를 높여주는 조화와 상생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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