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순이익 3조클럽 '가시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1.12 07:51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안정적 수익창출 구조 확보



작년 순이익 3조원대...사상 '최대 실적' 달성 기대감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3조원대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리딩금융인 KB금융, 신한금융을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김정태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하나금융투자를 중심으로 비은행부문 수익을 꾸준히 끌어올렸고, 글로벌, 디지털 부문에서도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점이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비결로 거론된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배주주순이익 3조3631억원으로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하나금융지주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둘 경우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새로운 기록도 달성하게 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하나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고, 원화대출은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에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전체 대출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3분기 수준을 유지하면서 외환환산손실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실적에 긍정적이다. 다만 작년 4분기 비이자이익은 증권 거래대금 감소, 금리 및 지수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유가증권 수익 감소로 다른 분기에 비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의 희망퇴직 비용이 올해 1분기로 이연되면서 2021년 연간 이익은 3조30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올해 1월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자이익 증가에 따른 연간 이익도 견조하게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높은 자본비율을 기반으로 배당수익률도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주주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하나금융지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8배에 불과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4배로 낮은 수준"이라며 "배당수익률은 배당성향 26.5%, 주당배당금 2850원을 가정했을 때 6.7%로, 올해 이후 7%대를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등 빅테크, 핀테크의 금융업 진출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투자를 중심으로 비은행부문 비중을 꾸준히 늘리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작년 3분기 누적기준 전체 당기순이익 내 비은행부문 기여도는 36%로 40%대를 향하고 있다.

실제 김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작년 한 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창출 구조를 확보했다"며 "그 어느 때보다 고무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가 디지털, 글로벌, 비은행부문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창출하면서 KB금융, 신한금융 등 리딩금융과도 격차를 좁힐 것으로 기대된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 4조3000억~4조4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최근 빅테크,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하나금융지주의 경쟁 상대도 금융지주를 넘어 빅테크, 핀테크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분석이다. 즉 빅테크가 진출하기 어려운 기업고객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하나금융그룹이 보유한 강점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빅테크,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시중은행들이 국내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영역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 금융지주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은행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비용절감, 디지털 경쟁력 강화, 비은행부문 수익 확대 등에 총력을 펼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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