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250억원 투자하고 1조원 수익…"나쁜구조" 여론
콘텐츠 성패 정량적계산 어려워…당초 기대 뛰어넘으면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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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가 19일 열린 비대면 Q&A 세션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가 올해도 한국 콘텐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가운데, 지난해 ‘오징어게임’의 성공을 계기로 수면 위로 드러난 제작사와의 수익 배분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구독 모델 하에서 정산 구조 바꾸기 어려워…잘 된 작품 시즌2서 보상"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19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2 한국 콘텐츠 라인업’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에 대해 한국 콘텐츠 담당으로서 매일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넷플릭스가 구독형 서비스이기 때문에 콘텐츠 하나하나의 성패를 정량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추가 보상 시스템을 넣기 힘든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한 가지 약속할 수 있는 것은 당초 기대치를 뛰어넘은 성과를 낸 작품의 제작사의 경우 추가적인 보상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추후 시즌이나 다음 프로젝트를 할 때 그런 부분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시 제작비의 100%를 대고, 해당 콘텐츠에 대한 판권을 계약 기간 동안 전부 사들이는 방식으로 콘텐츠 수급 계약을 맺는다. 앞서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에 250억원을 투자해 1조원이 넘는 수익을 거두었으나, 이중 제작사에게 돌아간 수익 비중은 10%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해 "넷플릭스의 선계약 방식은 나쁜 구조"라며 "‘오징어 게임’은 아무리 흥행에 성공해도 그 이상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지적한 바 있다.
◇ "한국 콘텐츠 그 자체로 훌륭…넷플릭스가 함께할 것"
넷플릭스는 이날도 한국 콘텐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전날 넷플릭스는 시리즈물과 영화, 예능 등을 포함해 올해 한국 콘텐츠 25종 이상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강 VP는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에 지금까지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고 작품 15편을 공개한 작년에는 5000억원 넘게 투자했다"라며 "현 시점에서는 올해 투자액수를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올해 작년보다 10편 더 많은 작품을 공개하기로 한 만큼 투자액도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 VP는 국내에서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에 대한 망 사용료 지급 및 법인세 이슈가 콘텐츠 투자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아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와는 별개 문제"라고 단언했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11월 단행한 구독료 인상과 관련해서는 "넷플릭스가 2016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첫 요금인상이었고, 베이직 티어의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힘든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콘텐츠 투자를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가치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강 VP는 최근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 등 국내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OTT에 대해 "특별히 경쟁 구도로 보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한국 시장은 OTT를 보는 사람보다 안 보는 사람이 더 많다"라며 "많은 서비스들이 나오고 그들이 자체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전체적인 OTT 시장이 더 커지고 더 좋은 콘텐츠를 발굴할 수 있는 선순환의 시작이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끝으로 강 VP는 "글로벌 대중문화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한국 콘텐츠의 앞날에는 더욱 영광스러운 순간들이 많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한국 창작업계와 여정을 함께하며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