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외면하는' 상장사...손병두 "질적심사 강화하겠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1.25 15:34
거래소

▲25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손병두 이사장이 혁신선도 자본시장을 향한 핵심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5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당 시간을 투자자 보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등에 할애했다. 연초부터 오스템임플란트 거래 정지, 신라젠 상장 폐지, 카카오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논란 등 크고 작은 이슈들로 인해 투자자 보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거래소도 책임감을 갖고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손 이사장은 2022년 한국거래소 핵심 전략으로 △ 한국 증시 레벨업 △ 확고한 시장 신뢰 △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니셔티브 △ 거래소 체질개선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손 이사장은 "지난해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렸고, 기업공개(IPO) 시장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자본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며 "올해는 국내 증시가 해외보다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투자자 거래 편의를 높일 수 있도록 선진화된 시장 환경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호가가격단위(Tick Size) 축소 검토를 추진하고, 증권사 주문 회선수와 처리 용량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또 증권거래세 인하, IT 발전 등으로 고빈도 알고리즘 거래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빈도 알고리즘거래를 안정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증권·파생시장에 알고리즘 거래 사전 등록 제도를 마련한다. 야간 시간에 투자자들이 변동성 위험을 관리하고, 적극적인 투자 수요에 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파생상품 자체 야간시장 플랫폼 구축도 추진한다. 손 이사장은 "내년 중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IT 인프라를 가동할 것"이라며 "코스닥은 우량혁신기업 글로벌 세그먼트 도입을 추진해 기업규모, 성장 단계별 맞춤형 상장관리가 가능하도록 시장 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손 이사장은 주주권리 보호를 강화할 수 있도록 상장관리 개선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최근 국내 증시에는 상장사의 모자회사 동시 상장, 카카오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먹튀 논란 등 주주권리 보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이슈가 시장 전체 신뢰도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주권리 보호를 두텁게 하는 방안, 투자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간담회 등을 통해 소액주주와 충분히 소통했는지, 기존 주주에 대한 보호책을 마련했는지 여부를 질적 심사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신규 상장사 또는 실질심사 기업의 상장유지 확약사항 이행실태를 점검하는 등 사후관리 체계도 강화할 것"이라며 "코스닥시장의 건전성을 높이고, 공시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공시체계 구축 컨설팅 서비스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상장사의 ESG 경영 확산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ESG는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핵심 경영 어젠다로 자리매김했다"며 "상장 전부터 기업들의 ESG 경영에 대한 기초 체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ESG 상장심사 요건의 실효성 강화를 위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코스닥 상장사의 ESG 경영 도입을 선제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손 이사장은 "시장 참가자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뉴미디어를 활용한 홍보와 소통을 확대하고, 주요 시장제도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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