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미디어 소비패턴 변화 뉴미디어가 스포츠중계 더 적합
넷플릭스가 손대지 않는 영역·이미 고정팬 확보 이탈도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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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스포츠 ‘베이징 올림픽’ 관련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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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홍보모델들이 ‘2022 베이징올림픽’을 생중계하는 U+모바일tv를 소개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최근 OTT(온라인동영성서비스) 업체들이 스포츠 중계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4일 개막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중계에 열을 올리고, 비교적 소수 팬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종목의 중계에도 손을 대는 분위기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TV 외에 네이버TV와 웨이브, U+모바일 tv, 아프리카TV 등 OTT를 통해서도 생중계 되고 있다. 지상파로부터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한 이들 업체는 각 사 색깔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한다. 레거시(legacy) 미디어인 TV와는 달리, 주요경기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나 하이라이트 모아보기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생중계 시청 중 실시간 응원하는 기능이나 인기 BJ(1인 미디어 진행자)들의 편파중계 서비스도 기존과는 다른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뉴미디어의 스포츠 중계 경쟁은 비단 올림픽에만 국한되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진행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팀 경기는 모바일 기기에선 쿠팡플레이에서만 중계가 됐다. KT OTT 시즌(seezn)은 스페인의 1~4부 축구클럽이 참여하는 FA컵 대회 ‘코파 델 레이(COPA DEL REY) 8강전 모든 경기를 독점 중계하고 있다. 티빙은 올해 ‘2022 AFC 여자아시안컵’과 ‘호주오픈 테니스대회’를 독점 생중계한다. 네이버도 유료 멤버십 가입자에게 스포츠 전문 채널 스포티비(SPOTV)의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하는 등 제휴를 늘리고 있다.
업체들이 스포츠 중계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는 배경에는 시청자의 미디어 소비 패턴 변화가 꼽힌다. 미디어 소비 자체가 개인화 된 데다 젊은 층의 경우 자신이 선호하는 영상만 모아 보고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데 익숙해 전통적인 플랫폼인 TV보다는 뉴미디어가 스포츠 중계에 더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티빙은 재작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에 이어 지난해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경기를 독점 중계하면서 젊은층 남성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뉴미디어 플랫폼 입장에서는 스포츠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가입자 수를 늘리고, 회원 정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다.
스포츠 중계가 OTT 강자 넷플릭스가 손대지 않는 영역이라는 점도 매력 중 하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1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OTT 이용자의 20% 가량은 스포츠 콘텐츠를 주로 시청(중복응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계는 스포츠 장르의 경우 고정적인 팬이 확보돼 있는 만큼 플랫폼 이탈 비율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OTT의 스포츠 중계를 둘러싼 ‘보편적 시청권’ 문제는 풀어야할 숙제 중 하나다. 보편적 시청권은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체육경기대회 및 주요 행사를 국민 누구나 시청할 수 있는 권리다. 일각에서는 유료로 서비스되는 특정 OTT가 국민적 관심이 쏠린 스포츠 행사를 독점으로 중계하는 것이 시청자의 보편적 시청권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쿠팡플레이는 도쿄올림픽 2020의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려고 시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hsju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