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비용절감' 따라 실적 순위 갈려
금융지주 경쟁은 '비은행'이 핵심 확인...M&A 주목
4대 금융 및 시중은행장, 미래 신사업 발굴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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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KB, 하나, 우리금융지주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4대 금융지주가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대출 등 본업은 물론 디지털 등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지주는 차기 회장에 함영주 부회장을, 우리금융은 차기 우리은행장에 이원덕 수석부사장을 내정했다. 4대 시중은행의 경우 순이익 규모가 대체로 비슷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충당금 적립, 비용 절감 등에 따라 순위는 바뀔 수 있어 은행들이 디지털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더욱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4대 금융지주는 증권, 보험 등 비은행부문이 전체 수익 규모를 결정하는 만큼 금융사들이 사업 확장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 4대 시중은행, 비용 및 충당금이 실적 순위 결정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CEO 교체의 신호탄을 쏜 곳은 단연 KB금융이다. KB금융은 KB국민은행장에 이재근 행장을 내정했다. 이어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이 함영주 부회장과 이원덕 수석부사장을 각각 하나금융지주 회장, 우리은행장으로 임명하면서 지속가능 경영의 기반을 다졌다.
새롭게 선임된 CEO들은 본업은 물론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디지털, 금융플랫폼 등 미래 신사업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들은 4곳 모두 순이익 규모가 비슷한데다 4대 금융지주는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부문의 성과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 만큼 신사업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는지가 경쟁의 관건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4대 은행의 순이익을 보면 KB국민은행이 2조5908억원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하나은행 2조5704억원, 신한은행 2조4944억원, 우리은행 2조3755억원 순이었다. 1위인 국민은행과 4위인 우리은행의 순이익 차이가 200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4대 은행 모두 순이익이나 자산규모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 폭이 제한된 가운데 기업대출, 비이자이익, 충당금 적립 규모, 비용 절감 등에 따라 실적 순위가 결정됐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특히 그간 은행권 순이익 3위였던 하나은행이 신한을 제치고 지난해 2위로 차지한 점은 눈길을 끈다. 이 역시 인건비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준정년 특별퇴직과 임금피크 편입 시기가 도래한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접수했다. 다른 은행과 달리 희망퇴직에 대한 비용 반영이 1분기에 이뤄진 것이다. 하나은행은 이를 통해 총 478명의 직원들이 퇴직을 확정했으며, 인건비 감소 효과는 연간 560억원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4대 은행 모두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이익이 증가한 가운데 인건비 등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했는지가 지난해 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결국 앞으로는 이재근 행장과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 등 4대 시중은행장이 본업은 물론 디지털 등 미래 신사업에서 어떠한 성과를 내는지가 경쟁에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우리은행장에 이원덕 수석부사장을 내정한 배경에는 그룹 디지털혁신소위원회 의장으로의 경험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 KB금융, ‘굳건한 1위’...우리금융 약진 주목
금융지주는 디지털과 함께 은행을 제외한 보험, 캐피탈 등 비은행부문에서 어떠한 성과를 내는지가 경쟁의 관건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 4조4096억원을 올리며 리딩금융을 차지했다. 이어 신한금융이 4조193억원으로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고 하나금융지주(3조5261억원), 우리금융지주(2조5879억원) 순이었다. 우리금융은 다른 지주사와 달리 증권, 보험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1년새 순이익이 98% 증가했다. 우리금융이 증권, 벤처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할 경우 금융지주사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4대 은행의 수익 구조나 자산 규모, 비이자이익 비중 등은 큰 차이가 없다"며 "그러나 비은행부문의 경우 각 사 M&A 전략이나 디지털 성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