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발 규제완화 기대감에 서울 재건축 추진 잰걸음

김기령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2.21 14:51

대선주자들 '안전진단 완화' 공약

기대감에 예비안전진단 신청 속도

2차 안전진단 탈락 단지도 기대감

사탕발림 공약 이행 어렵단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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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내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안전진단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야 대선주자들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놓고 있어서다.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누가 되더라도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하는 단지들이 속속 나타나는가 하면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들도 규제 완화 시점에 맞춰 2차 안전진단 신청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21일 정비업계와 재건축단지에 따르면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우성3차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 11일 영등포구청에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했다. 신청 결과는 다음 달 중순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 하계동 청솔아파트도 지난달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노원구에서만 장미, 청구 한신, 현대 우성, 극동 번영벽산, 청솔아파트 등 총 5곳이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노원구 최초로 지난해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하계동 장미아파트는 지난달 1차 안전진단 절차에 돌입했다. 서초구에서도 반포미도아파트가 지난해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해 1차 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다.

이들 단지가 최근 들어 안전진단 통과를 서두르는 이유는 규제가 강하지 않은 1차 안전진단까지는 신청해야 대선이 끝나고 규제가 완화된 다음 재건축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는 예비안전진단과 1차 안전진단(정밀안전진단), 2차 안전진단(적정성 검토)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모든 절차를 통과해야 재건축 추진 여부가 결정되며 1차 안전진단은 민간용역업체를 선정해 진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통과하기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심사인 2차 안전진단은 기준이 높아 평가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양천구 목동에서는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가 전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높은 규제의 벽에 막혀 대부분의 단지가 2차 안전진단을 진행 중이거나 탈락했다. 2018년 안전진단이 강화된 이후 2차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는 목동 6단지가 유일하다.

목동 9·11단지는 각각 지난 2020년과 지난해에 2차 안전진단에서 최종 탈락했다. 탈락 단지가 늘어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높아졌다. 이에 목동 8단지와 12단지는 지난해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한 이후 2차 안전진단 신청을 보류하고 있다.

목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안전진단 기준이 너무 까다로워서 1차를 통과해도 2차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신청을 미루는 단지들이 있다"며 "그래도 대선 후보들이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하니까 내심 다들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들은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부동산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달 노원구에서 시민들을 만나 안전진단 강화로 재건축이 힘들어졌다며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안전진단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용적률을 500%까지 상향할 수 있는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하겠다고 제시했다. 층수 제한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30년 이상 노후 공동주택의 정밀안전진단 면제를 추진한다. 또 현행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완화한다.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50%에서 30%로 하향하고 설비노후도는 현행 25%에서 30%로 높이고 주거환경 가중치 역시 현행 15%에서 30%로 대폭 상향 조정한다.

반면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 이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선거 전에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사탕발림 공약을 제시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늘 그랬던 것처럼 후보들이 당선 이후에 공약을 다 이행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며 "만약 어떤 식으로라도 규제가 완화되면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늘어나면서 대출 규제 완화와 함께 억눌려있던 수요가 폭발하면서 거래량이 대폭 늘어날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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