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값 고공행진…전력도매·REC 가격 동반상승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3.0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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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발전소. 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신재생에너지 전력 가격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가격을 구성하는 전력도매 가격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이 동반상승하면서 지난달 신재생에너지가격이 5년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년 새 무려 2배 넘게 올랐다.

신재생에너지 전력 가격이 이처럼 비싸지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게는 혜택이지만, 전기를 소비하는 국민에게는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이에 REC 구매자인 발전사들이 REC 현물시장의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자 해 REC 가격 상승이 잠시 주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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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SMP와 REC 가격 합 변화 추이. (단위: 1kWh/원) 자료=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


3일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에 따르면 전력도매 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과 REC의 합계로 산출되는 신재생에너지 전력가격은 지난달 1kWh당 총 253.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115.4원보다 2.2배 껑충 뛴 수치다. 신재생에너지 전력 가격은 2016년 12월 이후 5년 2개월 만에 1kWh당 250원대를 넘어섰다.

지난달 SMP 육지 평균은 1kWh당 196.9원이고 REC 가격은 56.1원이었다. SMP는 연료비용이 올라가면서 1kWh당 200원에 근접하고 있는 중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면서 SMP는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REC 가격도 최근 들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공급 비율이 9%에서 12.5%로 3.5%포인트(38.9%)나 올라가면서 상승세다. RPS 공급비율이 올라가면 그만큼 REC를 구매해야 하는 발전사들의 구매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REC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 1kWh당 40.2원으로 1년 사이에 39.6%(15.9원)나 올랐다.

신재생에너지 전력 가격이 올라가면서 이는 결국 전기 소비자인 국민에게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대부분 발전 공기업 등 RPS 의무공급 대상이 구입하지만 그 구입비의 재원은 전기요금 청구 때 별도 고지되는 기후환경비다.

전기소비자가 전기요금의 일부로 지원하는 만큼 신재생에너지 구입이 늘어나면 전기요금 부담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업계는 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연료비에 연동하는 SMP의 상승은 곧바로 신재생에너지 가격 오름세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수익 향상 혜택을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별다른 연료비를 쓰지 않는 신재생에너지 업계로선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국제 화석연료 가격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만큼 SMP 상승의 경우 ‘무임승차’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재생에너지 가격 상승세는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이달부터 단기적으로는 REC 가격 상승이 주춤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REC를 구매해야 하는 발전사들이 정부에 지난해 의무를 이행한 실적을 최종 확인받는 기간이 지난달 말에 끝났기 때문이다. 발전사들이 실적 확인을 위해 당장 비싸게 REC를 구매하지 않아도 돼 REC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열린 REC 현물시장에서 REC 가격은 오전까지 1kWh당 42원대를 유지했다. 지난달 평균 가격보다 1kWh당 14원(25%) 가량 하락한 것이다.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모여 만든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의회 관계자는 "발전사들이 현재 매수에 나서지 않아 REC 현물시장 가격이 다음 주에는 다시 1kWh당 30원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발전사들 상황에 따라 시장 가격이 급변해 시장 같지 않은 시장에서 발전사업자들이 방치된 꼴"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 현상으로 결국 REC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황민수 사단법인 에너지전환포럼 이사는 "RPS 의무비율이 계속 올라가 발전사들은 자체적인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준공하고 REC를 직접 받을 수 있을 때까지는 시장에서 구매해야 한다"며 "결국에는 REC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이동안은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RPS 제도 하의 현물시장에서는 수급이 즉각적으로 가격에 반영되기 쉽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향후 높은 가격이 예측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지금처럼 REC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그동안 있어왔던 REC 현물시장의 잡음을 빌미로 현물시장을 축소하는 요구가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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