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업체들과 이해얽혀 당장 서비스 중단 어려워
간접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의료지원 등 대안 모색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글로벌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반러 전선’에 글로벌 게임업체들도 동참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지에서 직접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은 일방적으로 서비스 중단을 검토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파트너사와의 협력 관계에 따른 대응책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렉트로닉아츠(EA)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액티비전블리자드, 에픽게임즈 등 글로벌 게임업체들이 러시아에 각사 제품의 신규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게임 유저들은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닌텐도 등에서 게임을 구매할 수 없다. 이들 플랫폼이 러시아 은행 카드로 게임을 구매하려는 유저들의 결제를 거부하려는 유저들의 결제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게임업체들의 ‘러시아 보이콧’에 현지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인 우리 게임 기업들도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러시아는 중국이나 미국, 일본에 비해 시장 규모는 작지만, 연간 15% 이상 성장(2019년 기준)하는 신흥 시장으로 꼽힌다.
우리 기업들은 2015년 이후 본격적으로 진출해왔으며, 현재 국내 게임사 중 펄어비스와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등이 현지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현지에서는 PC 온라인 게임의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대부분 기업들은 현지 기업 메일루(Mail.ru)를 통해 서비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섣불리 서비스 중단을 언급하기는 어려워하는 분위기다. 현지 퍼블리셔와 파트너사 등과 협력관계가 얽혀있어 섣불리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지에서 직접 서비스를 진행 중인 펄어비스는 지난 4일 국제의료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위한 긴급 의료 지원금 1억원을 기부했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전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기부를 결정했다"고 밝히며 "의료 지원이 필요한 곳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넥슨은 축구게임 ‘피파 모바일’과 ‘피파 온라인4’에서 조만간 러시아 팀을 삭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EA스포츠가 피파와 관련된 게임에서 러시아 축구 대표팀과 러시아 클럽팀을 제거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EA와 함께 방안을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지역 자체의 매출 의존도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지역 매출 감소보다는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더 큰 상황"이라며 "또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러시아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일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