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시대-그는 누구인가] 9修 '늦깎이 강골 검사' 출신…살아있는 권력에 수사로 맞서 시련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3.10 03:50

이명박·박근혜·문재인 등 3개 정권에 칼 들이대…"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선출직 한번 도전 없이 정치입문 9개월만에 일약 국가 수반에 오른 풍운아

"국민이 키운 대선 후보" 슬로건에 공정·정의·싱식 앞세워 대권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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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윤석열 당선인은 ‘늦깎이 검사’로 출발, 검찰총장까지 지낸 뒤 정치 입문 9개월만에 대통령으로 거듭났다.

특히 이명박·박근혜·문재인 등 3개 정권에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와 이에 따른 거듭된 시련 속에서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지지를 받았다. 26년 강골 검사로 일하면서 ‘재벌 저승사자’ 등 별명을 얻으며 이름을 날렸지만 선출직 한번 도전해보지 않고 곧바로 대통령에 당선된 진기록을 세웠다. 그것도 아무런 정치 기반 없이 ‘공정·정의·상식’이란 키워드 만으로 대중에 파고 들어 급기야 국가 수반에 오른 것이다. 윤 당선인이 대선 슬로건으로 ‘국민이 키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을 내건 것도 바로 자신의 이런 이력이 배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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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 후보로 선출돼 "내년 3월9일을 대한민국이 돌아오는 날로, 법치·공정·상식이 바로 서는 날로 만들겠다"는 정권교체 포부를 밝혔다.

‘이게 나라냐’는 원성 속에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를 거치며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불과 5년 만에 높았던 기대만큼이나 깊고 두터운 정권 교체 여론을 만들어낸 터다.

검찰총장으로서 현 정부와 대척점에 섰던 윤 당선인은 부정부패와 맞서 싸워온 자신의 인생 궤적을 발판 삼아 ‘별의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10년 전만 해도 평범한 엘리트 검사였던 윤 당선인은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 사건을 원칙대로 수사하다 좌천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파격 발탁된 그는 지난 정부에 대한 ‘적폐 수사’를 넘어 살아있는 권력에까지 칼날을 겨누다 미운털이 박혔고, 자신을 기용한 정권과 불화 끝에 결별했다.

이후 검찰총장을 중도 사퇴하고 대선판으로 직행하며 본인의 스토리를 ‘공정과 상식’의 시대정신으로 치환, 정권 교체의 깃발을 들었다.

평생 검사로만 살다 처음 정치권에 발을 디딘 ‘0선’의 윤 당선인은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특유의 돌파력으로 여의도 문법을 깨며 제1야당의 대권 주자 자리를 거머쥐었다.

윤 당선인은 본선에 올라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 연루 의혹을 부각하며, 내로남불에 지친 민심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그러나 ‘대장동의 실제 몸통’, ‘무당 개입’, 부인 김건희 씨를 둘러싼 ‘줄리’·‘주가조작’·‘허위경력’ 등 이른바 ‘본부장’(본인·부인·장모) 의혹 관련 거센 민주당 공세를 뚫고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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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의 중학교 시절 고등학교 시험 수험표.

윤 당선인은 1960년 12월 18일 서울에서 1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나 대광초·충암중·충암고를 졸업했다. 서울대 법학 학·석사 출신의 윤 당선인은 사법고시 도전 9번만인 1994년 34살 나이에 사법시험 33회·사법연수원 23기 출신으로 ‘늦깎이 검사’라는 별칭을 얻으며 검찰에 발을 들였다.

이후 대표적 ‘특수통’으로 경력을 쌓았다. 26년 동안 검사로 살면서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2011년 부산저축은행 비리 등 굵직한 사건 등을 도맡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오른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노무현의 후원자’ 고(故) 강금원 회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2013년 4월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으로 발령받은 뒤 2012년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조작 의혹 사건의 특별수사팀장으로도 임명됐다.

국정원 직원에 대한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등 원칙 있는 수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박근혜 정권과의 갈등은 피할 수 없었다.

그 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해 ‘강골검사’, ‘원칙주의자’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주목받았다.

이후 항명 논란 속에 법무부 징계까지 받은 뒤 대구고검 검사로 사실상 좌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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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 사법연수원 입학 전.

윤 당선인은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 농단’ 사태로 다시 수사 일선에 복귀한다.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윤 당선인을 ‘영입 1호’로 초빙하면서다.

박 전 대통령에 이어 집권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핵심사건의 수사를 맡는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됐다. 특히 문 대통령은 차관급 서울중앙지검장에 윤 당선인을 임명하면서 이례적으로 직접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9년 7월에는 파격적으로 검찰총장에 취임됐다.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한 첫 사례다.

당시 총장이었던 윤 당선인에게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완수의 과제가 주어졌다. 문 대통령도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해야 한다"며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기점으로 현 정권과의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리던 날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했다. 이에 여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후 현 정권과의 갈등은 더 심각해졌다. 조 전 장관의 후임으로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취임하면서 ‘추-윤 갈등’이 극에 달했다. 추 전 장관은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 등과 관련해 ‘측근 감싸기’ 의혹을 제기하며 윤 전 총장을 해당 사건 지휘감독에서 배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 정지 사태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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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과 부인 김건희 씨. 연합뉴스

현 정권과의 관계는 틀어졌지만 대권 잠룡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말부터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1위를 이어왔다. 제1야당 잠룡들의 지지율이 부진한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야권 대선후보로 급부상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3월 4일 검찰총장직을 사퇴하면서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현 정부와 정면으로 맞서기도 했다. 총장 사퇴 이후 잠행하며 사회 각 분야의 저명인사를 만나 틈틈이 대권 공부를 했다. 그로부터 약 4개월여 뒤인 지난해 6월 29일 대선 출마 선언하고 이어서 한 달 여만인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경선을 거쳐 11월 5일 제1야당 대선후보에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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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제주시 동문시장 일대에서 열린 ‘제주와 함께 승리합니다’ 제주도 거점유세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당선인은 정치입문 이후 돌파력과 뚝심, 의리로 특유의 ‘형님 리더십’을 보였다.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과정에서도 전권 부여 등을 두고 줄다리기 끝에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김병준 전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전 새시대준비위원장을 모셨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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