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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남조선에서 3월 9일 진행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야당인 국민의힘의 후보 윤석열이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고 전했다.
전 주민이 다 볼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역시 이날 6면에 같은 내용을 넣었다.
이번 보도는 선거일 기준으로 이틀째지만 당선인 윤곽이 드러난 10일 새벽을 기준으로는 사실상 하루 만이다.
특히 북한이 남한 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 당선 사실을 이름까지 포함해 즉각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그간 자신들 입장에서 껄끄러운 보수정당 후보 당선에 보도 시점을 늦추거나 간략한 사실관계만 알려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2년 제18대 대선 때는 박 전 대통령의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았다.
당시 중앙통신은 선거 이튿날인 12월 20일 밤 "새누리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되었다고 한다"며 대선 결과를 처음 보도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이름과 득표율 등을 생략한 채 한 문장짜리 기사를 송고한 것이다.
2007년 12월 19일 제17대 이명박 전 대통령 대선 당시에는 무려 일주일간 침묵을 지켰다.
반면 상대적으로 북한에 우호적인 진보정부가 들어설 경우 보도량은 증가했다.
2017년 5월 9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 때는 다음날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정권교체를 이루어낸 민중의 힘"이라며 빠르게 첫 소식을 전했다.
조선중앙통신도 5월 11일 ‘남조선에서 제19대 대통령선거 진행’이라는 제목으로 4문장짜리 기사를 보도했다.
2002년 12월 19일 제16대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때는 이틀 뒤인 21일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 노무현이 당선되고 한나라당 후보 이회창이 패했다"라며 "6·15공동선언을 반대하고 반공화국 대결을 고취하는 세력은 참패를 면치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보도 시점과 이름 등에서는 그간 보수 정부 때 보다 나아갔지만, 한 문장으로 짧게 보도했다는 점에서는 진보 정부에 비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hg3to8@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