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열기 시들… ‘줍줍’ 인기는 고공행진

김기령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3.17 15:53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무순위 청약 경쟁률 8만대 1

분양가 시세 대비 절반…청약통장 없어도 신청 가능

청약통장 가입자는 감소…줍줍 외엔 청약 장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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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과 송파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최근 들어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감소하는 등 전국 아파트 청약 시장 열기가 다소 가라앉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청약통장 가입 여부에 상관없이 신청이 가능한 ‘줍줍(무순위 청약)’ 인기는 여전히 상승하는 양상이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전용면적 84㎡ 2가구의 계약 취소분 무순위 청약이 진행됐다. 단 2가구 모집이지만 어제 하루만에 16만8644명이 신청하면서 경쟁률은 8만4322대 1을 기록했다.

이번에 무순위 청약이 진행된 2가구의 분양가는 각각 7억2530만원, 7억9400만원으로 시세 대비 10억원 가까이 저렴하다. 5년 전 분양가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됐기 때문이다. 5년 사이 고덕강일지구 일대 집값이 급등하면서 해당 단지의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해 9월 16억8000만원까지 상승했다. ‘로또 청약’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시세 대비 분양가가 저렴하다보니 시세차익을 노린 무주택자의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시세가 15억원이 넘어가는 단지는 대출도 제한돼 선뜻 매수에 나서는 수요자가 없다"며 "반면 계약 취소 등으로 나온 무순위 청약은 시세 대비 절반 수준에 분양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 무순위 청약 5가구 모집에도 총 24만8983명이 몰려 화제를 모았다. 당첨되면 약 15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청약 신청이 집중됐다. 무순위 청약 당시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14억1760만원이었다. 해당 단지는 지난 2020년 8월 최고가인 30억3690만원까지 오른 바 있고 직거래 제외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해 12월 24억원이었다.

해당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어 경쟁률이 더 높았다는 분석이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줄어드는 양상이지만 줍줍 열풍은 계속 이어지는 이유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677만2724명으로 전월 대비 2만3756명이 늘어났지만 두 달 전인 10월과 비교하면 약 절반(48.87%) 가까이 줄었다.

서울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도 지난해 말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11월은 신규 가입자보다 해지한 사람이 646명이 더 많았고 12월에는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7852명 감소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청약통장 감소는 집값 상승 기대감이 꺾였음에도 고분양가 시장이 지속되면서 청약을 넣을 만한 이유가 사라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집 마련에 대한 열망은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줍줍 시장은 계속 호황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집값이 한동안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분양가가 시세 대비 크게 저렴한 단지 외에는 청약 시장에서 주목받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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