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제재에 호주산 원료탄값 사상 최고치로 가파른 상승
철강업계 가격 올릴수밖에…차 강판·조선 후판값도 요동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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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가격이 올해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제조업계가 철강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사진은 중국 허베이성 탕산의 제철소 모습.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최근 철강 가격이 급등 조짐을 보이면서 자동차·조선·건설 등 후방 수요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제철용 원료탄과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원가 부담을 느낀 국내 철강사들이 제품 가격을 연쇄적으로 올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쇳물을 생산할 때 연료로 사용되는 제철용 원료탄(호주산) 가격은 지난 17일 t당 658.7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5일에는 t당 662.7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작년 5월 t당 110.69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달 초 500달러를 넘어선 뒤로 최근 보름 사이에만 t당 200달러 가까이 상승하는 등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대(對)러시아 제재로 러시아산 원료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데 따른 연쇄 효과로 풀이된다. 러시아산 원료탄을 대체하기 위해 호주산 원료탄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원자재 시장조사기관 코리아PDS 조사를 보면 러시아의 제철용 원료탄 수출량은 2020년 기준 전 세계 수출량의 9%를 차지한다. 호주, 미국, 캐나다에 이어 세계 4위 제철용 원료탄 수출국이다.
국내 철강업계의 전체 원료탄 수입 중 러시아산의 비중은 약 16%로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코리아PDS는 관련 보고서에서 "전쟁 상황이 이어질 경우 제철용 원료탄 공급 부족이 올해 내내 지속되고, 전 세계적으로 제철용 원료탄의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철광석 가격(중국 칭다오항)도 지난해 최고점과 비교하면 많이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 18일 기준 t당 151.35달러로, 연초 대비 23.15% 높다. 이마저도 최근 중국 정부가 철광석 투기를 단속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하락한 가격이다. 앞서 지난 7일에는 t당 162.75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철근의 원재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1일 기준 t당 68만원으로, 최근 1년여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철강업계 입장에선 제품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보니 자동차용 강판, 조선용 후판 등을 필요로 하는 대규모 수요처와의 제품가격 협상에서도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올해 들어 철강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후판 가격을 두 차례에 걸쳐 6만원 올렸다. 알려진 바로는 열연 유통 가격도 이달 t당 5만원을 인상한 데 이어 4월에 10만원을 추가로 올릴 계획이다.
현대제철 역시 이달 열연·냉연 유통 가격을 t당 5만원, 후판 가격은 t당 3∼5만원 인상했다. 4월에도 열연·냉연 가격을 t당 10만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근 가격도 지난달에 t당 2만9000원, 이달에 3만1000원 각각 인상했다. 이에 따라 철근 기준가격은 t당 102만2000원까지 올라 100만원을 처음 넘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철강사들도 제품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중국 바오스틸은 이달 열연 내수 가격을 t당 350위안 인상한 데 이어 4월에도 200위안 올리기로 했으며 유럽 아르셀로미탈은 최근 판재류 가격을 t당 180유로 올렸다. 대만 CSC도 4월에 내수용 열연·냉연코일 가격을 t당 73달러, 후판·봉강·선재 가격은 t당 77∼84달러 인상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