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4차산업혁명 선도국 이뤄 내려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3.23 09:58

문형남 숙명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대한경영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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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대한경영학회 회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밑그림을 잘 그려달라"고 강조했다.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를 거쳐 다음날 대통령 당선인이 결정되고, 당선인과 인수위원들에게 4차산업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본 칼럼을 쓰기 위해 자료 수집을 하고 원고를 마무리하는 중에 위와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차산업혁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수위 첫 전체회의에서 4차산업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선인이 결정된 이후 인수위원 선정과 인수위 활동 등을 보면서 4차산업혁명을 오랜 기간 연구하고 저서를 여러 권 출간한 전문가로서 당선인과 인수위원들에게 4차산업혁명 추진과 관련하여 몇 가지 의견을 드리고자 한다.

대부분 4차산업혁명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보다 먼저 독일에서 시작되었고 독일이 원조다.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은 ‘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를 주요 의제로 설정했다. 이때부터 4차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앞서 독일이 2010년 발표한 ‘하이테크 전략 2020’의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에서 ‘제조업과 정보통신의 융합’을 뜻하는 의미로 먼저 사용됐다. 이후 WEF에서 제4차 산업혁명을 의제로 설정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요 화두로 등장하게 되었으며, 포럼 이후 세계의 많은 미래학자와 연구기관에서 4차 산업혁명과 이에 따른 산업·사회 변화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4차산업혁명은 초지능성(Hyper-Intelligent)과 초연결성(Hyper-Connectivity)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공지능(AI)과 차세대통신(5G와 6G) 기술이 4차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로 꼽힌다. 필자는 4차산업혁명은 AI와 차세대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기술이 융합하여 비즈니스 혁명이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한다. 4차산업혁명은 향후 20~30년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며, 향후 일자리 창출, 미래 먹거리, 지속가능한 발전 등은 모두 4차산업혁명 속에서 찾아야 한다.

인수위의 인수위원 선정이유 및 프로필 자료를 보면, ‘4차산업혁명 시대로의 전환’이라고 표현해야 맞는 것을 ‘4차산업 시대로의 전환’이라고 틀리게 표현했다. 4차산업혁명을 4차산업이라고 표현한 것은 실수로 보기 어려운 잘못이다. 4차산업혁명을 4차산업이라고 하면 안된다. 산업은 1차산업, 2차산업, 3차산업만 있다. 산업혁명은 1차, 2차, 3차를 거쳐서 현재 4차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인수위에서 4차산업혁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듯해서 우려된다. 인수위원들은 4차산업혁명 선도국 밑그림을 그리기에 앞서 4차산업혁명에 대한 개념부터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4차산업혁명 선도국을 지향하는 윤석열 정부를 준비하는 인수위에서 그 다음 할 일을 윤석열 정부가 생각하는 4차산업혁명에 대한 조작적 정의를 잘 내려야 한다. 왜냐하면, 그동안 4차산업혁명에 대해 좀 안다는 전문가들이 4차산업혁명에 대해 눈가리고 코끼리 만지기식으로 4차산업혁명을 다 조금씩 다르게 설명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4차산업혁명 관련 유망 산업으로 빅데이터(D), 차세대통신(N), 인공지능(A), 자율주행차, 드론(무인기), 맞춤형 헐스케어, 스마트시티, 가상증강현실, 지능형로봇, 지능형반도체, 첨단소재, 혁신신약, 신재생에너지 등 13개를 선정했다. 윤석열 정부는 4차산업혁명과 관련해서 제일 먼저 이 13개를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어떻게 수정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다음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어떻게 운영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출발과 의도는 좋았는데 방향성을 읽고 표류하고 있는 전국 19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명칭과 역할을 바로 잡아서 이들이 각 지역의 4차산업혁명 추진 전진 기지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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