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가 여전히 저평가…기업가치 제대로 평가받게 하겠다
박종욱 각자대표 사내이사 후보 자진사퇴…"일신상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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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가 31일 서울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총회 개최를 알리고 있다. |
◇ 구현모 대표 "주가 부양 이끌겠다…지주형 회사 검토 중"
이날 KT는 정관 변경을 통해 자회사 주식을 현물로 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주주 배당을 금전과 주식으로만 한정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기타의 재산’을 추가한 것이다. 성장 자회사의 기업공개(IPO)가 모회사의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취지다. 분할이 예고된 KT클라우드가 향후 IPO를 진행할 경우, KT는 KT클라우드 주식을 주주들에게 배당할 수 있다.
구 대표는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KT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면서 "여전히 상승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밀리의서재’의 IPO를 준비하고 있고, ‘케이뱅크’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라며 "그밖에 몇몇 회사도 IPO를 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곳이 있는데, BC카드도 그 대상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KT는 향후 ‘지주형 회사’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가령 콘텐츠 분야를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묶고, 금융 쪽은 BC카드를 중심으로 케이뱅크를 묶어 궁극적으로는 KT의 주가 부양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구 대표는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형으로의 전환에는 분명히 관심이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KT의 주가는 상승할 여력이 있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KT는 마이데이터 사업추진을 위해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및 부수업무’를 목적사업에 추가했다. KT는 통신과 금융 데이터 등을 융합한 초개인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 박종욱 각자대표, 사내이사 후보 자진 사퇴
당초 사내이사 후보로 올랐던 박종욱 각자대표는 이날 주총에 앞서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박 대표의 재신임 안건을 두고 시민단체 및 노동계가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전날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12.68%)까지 반대 의사를 표하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KT 관계자는 "안전보건총괄 및 대표이사 임기는 오늘까지이고, 경영기획부문장직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박 대표가 사내이사 후보에서 사퇴함에 따라 KT 이사회는 향후 새로운 후보를 정한 뒤 임시주총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구 대표와 함께 ‘디지코’ 전략을 짜고 실행까지 주도한 핵심 임원으로, 지난 1월 안전보건업무를 총괄하는 각자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벌금형을 받아 일각에서는 그의 사내이사 재신임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 대표는 ‘쪼개기 후원’과 관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한 것에 대해 "회사의 발전을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고 저 역시 회사의 평판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 상당히 늘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한편 이날 KT 주주총회에서는 박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제외하고 △제40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등 총 6개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날 승인된 KT의 지난해 연간 재무제표는 연결 기준 매출 24조8980억원, 영업이익 1조6718억원이다. 배당금은 전년대비 41.5% 증가한 주당 1910원으로 확정했으며 4월 27일부터 지급한다.
사내이사로는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사장이, 사외이사로는 유희열 현 KT 이사회 의장과 라이나생명 이사회 의장인 홍 벤자민(Hong Benjamin) 이사, 김용헌 이사(세종대학교 석좌교수)가 선임됐다. 김 이사는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 위원으로 활동하며 KT의 컴플라이언스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hsju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