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기대감 호재 VS 중대법·원자재 가격 상승 악재
"건설사 ESG채권은 투자 매력 있어 돌파구 마련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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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지난해 회사채 발행 러시를 이어가며 흥행 몰이를 했던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회사채 흥행 여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차기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에 건설사들의 사업 여건 개선으로 투자 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는 의견과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회사채 흥행이 다소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건설사들이 회사채 시장 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투자은행(IB)·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건설사 회사채 발행 흥행을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채권시장 불확실성 확대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원자재 가격 급등의 악재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에 있는 SK에코플랜트(신용등급 A-)는 최근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수요 예측에서 고전했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는 2번의 회사채 발행에서 모두 1조원을 상회하는 자금을 받아 내면서 흥행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반전됐다. SK에코플랜트는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총 1500억원을 모집했지만, 1180억원의 자금만 채워지며 미매각이 발생했다.
한화건설(신용등급A-)은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며 나름 선방했다. 한화건설은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14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앞서 증액 계획이었던 1500억원 규모에는 미치지 못했다.
시장이 녹록지 않자 건설사들이 줄줄이 회사채 발행을 미루고 있다. 앞서 현대건설(신용등급 AA-)은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다가 잠정 연기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어려움의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차기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사업 여건이 개선되면서 투자 심리가 되살아 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ESG채권(지속가능채권) 발행에 대한 투자는 기대해 볼 만하다는 의견이다. 최근 삼성물산(신용등급 AA+)이 회사채 3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돌입한 결과 84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ESG채권으로 발행한 3년물의 경우 2000억원 모집에 3배에 달하는 6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종의 리스크 요인으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규제 강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훼손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며 "대선 이후 업종 개선 기대감과 함께 주택 분양 증가와 실적 기여 확대, 해외 수주 회복과 추가 원가 이슈 안정화, 신사업의 점진적인 가시성 확대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채권시장에서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에 대해 매력을 못 느껴 인기가 낮아진 분위기이다"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건설사들의 ESG 관련 채권 발행은 미래성이 있어, 투자 매력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건설사들이 ESG채권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son90@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