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조만간 플랫폼 '모니모' 출시
보험 상품가입 및 결제, 헬스케어 등 서비스 선보일 듯
"삼성 브랜드파워 주목" VS "비금융플랫폼 성공 장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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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금융계열사가 ‘삼성 파이낸셜 네트웍스’라는 이름의 공동 브랜드를 새로 출범한다.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가 오는 14일 금융 통합플랫폼인 모니모를 출시하면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몇 년 전부터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 창출에 방점을 두고 디지털을 비롯한 여러 사업에서 협업 모델을 발굴했지만,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통합 앱을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앱 출시를 시작으로 디지털 등 각 분야에서 삼성 금융계열사 간에 다양한 협업 모델이 나올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 삼성 첫 통합플랫폼 모니모 14일 출시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 금융계열사는 삼성카드를 축으로 이번주 중 금융플랫폼 ‘모니모’를 출시한다. 해당 앱에는 보험, 증권, 카드 등 각 사 홈페이지에서 이용 가능한 기능들이 대부분 탑재된다. 하나의 앱에서 삼성화재, 생명의 보험 상품을 가입하거나 보험료 결제, 무료 송금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자산조회 등 금융계열사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협업 콘텐츠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모니모 출시에 앞서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등 5사는 삼성 금융사 공동브랜드(BI)인 ‘Samsung Financial Networks(삼성 금융 네트웍스)’를 선보였다. 기존에 금융지주사들이 계열사 간에 협업 모델을 발굴한 사례는 많았지만, 삼성 금융계열사가 BI와 통합플랫폼을 선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처음으로 협업 모델을 발굴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삼성 금융사들은 향후 협업을 통한 경쟁력 제고와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동 BI가 필수적이라는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전통 금융사들과 빅테크, 핀테크 간에 경쟁으로 금융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가운데 삼성 금융계열사들도 각 사가 보유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게 내부 시각이다.
◇ ‘비은행부문 탑’ 삼성 금융계열사, 소비자 기대치 충족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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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금융네트웍스. |
업계에서는 모니모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다른 분야에서 삼성이 발휘했던 일정 수준 이상의 혁신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반면 플랫폼 시장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지 미지수라는 우려도 있다.
삼성의 ‘모니모’는 아직 서비스가 출시되지 않았지만, 기존에 나온 금융사 플랫폼과 여러 방면에서 차별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은행 계열사를 갖추지 않고 있음에도 보험, 증권, 카드 등 비은행부문에서 광범위한 고객군을 보유한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지주사의 경우 다수의 이용자를 보유한 은행 앱이 그룹을 대표하는 앱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삼성은 시작부터 은행이 아닌 ‘비은행’을 타깃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이미 각 분야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모니모’가 나올 경우 삼성이 가진 브랜드 가치가 더해지면서 더욱 큰 파급력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플랫폼의 경우 기존에 금융사들이 내놓은 상품만으로는 고객들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삼성이 내놓을 ‘모니모’ 역시 금융이 아닌 비금융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당장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내놓을 수 있는 비금융 플랫폼으로는 종합자산관리, 디지털 헬스케어 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플랫폼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유사한 서비스들이 나올 정도로 굉장히 치열하다"며 "이미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만큼 단순히 계열사 4곳의 기능을 합치는 것을 넘어 고객 관점의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모니모’ 출시 이후 고객의 의견을 얼마나 신속하고, 민첩하게 반영할 지도 관심이다. 플랫폼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기존 회사, 상품 중심의 사고를 버리고 고객 중심으로 관점을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우석 베인앤컴퍼니 파트너는 "한국 소비자들은 삼성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이러한 기대치가) 어떠한 면에서는 자산이자 어떤 면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많은 사업자들이 삼성과 비슷한 의도를 갖고 디지털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통합플랫폼을 시작으로 이전보다 다양한 형태의 협업모델이 내놓을지, 삼성이 (반도체를 넘어) 금융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혁신을 보여줄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