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1일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시행
다주택자 매물 증가 가능성 높아져
전문가 "거래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보유세 등 세제 전면 개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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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음달 11일부터 양도소득세 중과를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사진은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모습.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다음달 11일부터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배제해준다고 해서 매물 내놓을 때 잔금일을 그 날짜에 맞춰서 진행할 수 있게 거래 진행해달라고 공인중개업소에 말해뒀어요. (남양주 아파트를 매도하기로 결정한 다주택자 A씨)
#양도세 부담 줄어준다고 해서 매도를 고민 중입니다. 매도하고 현금 확보해서 아이 교육비에 보탤까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금리가 올라서 매물 내놔도 매수자가 안 나타난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천안에 있는 아파트 매도를 고민 중인 2주택자 B씨)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조치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다음달 11일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조치 시행까지 한 달여 가량 남은 가운데 매도를 통해 주택 수를 줄이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에 매물이 증가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매매 매물은 5만3300여건으로 지난해 4월 4만8000여건보다 11% 증가했다. 경기 매매 매물 역시 지난해 4월 7만8000여건에서 이날 기준 10만2700건으로 급증했다.
남양주 다산동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집을 내놓겠다는 이들이 지난해보다는 늘어난 분위기"라며 "서울 등에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들이 주택 수를 하나로 정리하면서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지난 11일 "지난달 31일 말씀드린 바와 같이 새 정부 출범 즉시 시행령 개정에 착수해 다음달 11일부터 소급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수위의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다음달 11일이면 다주택자가 집을 매도할 때 양도세 부담이 크게 완화된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에 대해 20%포인트를 중과하고 3주택자에는 30%포인트를 중과하는 소득세법을 적용했다. 현행대로라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이 최대 75%까지 높아지는 것이다. 이에 새 정부는 다주택자의 과도한 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 방침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가 1년간 한시 배제되면 강남4구 아파트를 제외한 비강남권이나 서울 외곽, 지방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시장에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은 높다"며 "그동안 보유세, 양도세 중과 받은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매도함으로써 얻는 차익 실현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에 의해 매수세는 크지 않아 거래가 성사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서진형 공동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다주택자가 매도하는 주택은 세입자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전세 거주자가 있는 즉, 실거주가 불가한 주택을 매수할 만한 실수요자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시장에 매물이 증가하더라도 대출 규제 등이 작용해 수요자가 매수에 나서기 힘든 시장 상황에서는 거래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매수자가 원하는 지역에 매물이 나올 것인지와 서울 등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가격에 매물이 나올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양도세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조치 외에 조세 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진형 공동대표는 "양도세 일시적 완화나 부분적 완화로는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오기 힘들 것"이라며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국민들이 정부의 정책을 신뢰해 부동산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giryeo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