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차세대 제품으로 '하이니켈' 주력…경쟁력 하락 우려
LG엔솔 인니 광산 투자…정부도 마다가스카르광산 등 매각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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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가 지분을 인수한 호주 레이븐소프 니켈광산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니켈을 비롯한 전기자동차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조달을 안정화하는 문제가 업계 주요 위험요소로 부상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은 이에 대응해 해외 광산 업체와 장기계약을 맺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제는 해외 광산 채굴권을 직접 확보하는데까지 나아가고 있다.
1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니켈 t당 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3만 3250달러를 기록해 전월 평균 대비 4.36% 올랐다. 세계적인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를 타고 전년 평균과 비교해 79.85% 증가한 니켈 가격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맞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전 세계 니켈 공급 약 10%를 차지하는 국가다. 특히 고순도 니켈은 점유율이 20%로 높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와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등 소재 기업은 니켈 가격 상승세에 긴장하고 있다. 업계는 니켈 광산 업체와 장기계약을 체결해 단기적인 가격 급등으로부터 보호받지만 장기화할 경우 원가부담이 배터리 업체에 가중될 수 있다.
또 니켈 가격 상승분은 고스란히 전기차 가격 상승을 불러와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전반적인 완성차 판매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악재가 더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긴장하는 이유는 또 있다. CATL 등 중국 업체와 달리 국내 3사는 니켈 함량을 극대화한 ‘하이니켈’ 배터리를 차세대 제품군으로 밀고 있다. 양극재를 구성하는 핵심 원료 중 니켈 비중을 90% 이상으로 높여 배터리 품질과 성능을 동시에 잡는다는 계산이지만, 니켈 조달을 안정화하지 못하면 원가 부담이 심화하며 가격 경쟁력을 잃을 우려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니켈 배터리 공급이 늘어날 경우 전기차 대당 니켈 소모량이 올해 36㎏에서 2030년 41㎏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계는 니켈 개발권을 직접 확보하고 나섰다. 최근 에코프로는 중국 GEM 인도네시아 니켈사업 지분 9%를 확보하며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 투입할 니켈 공급을 안정화했다.
지난 18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을 주축으로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홀딩스, 중국 화유코발트 등이 참여하는 ‘LG컨소시엄’이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에 투자했다. 이를 통해 니켈 보유 1위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가치사슬을 구축해 핵심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LG컨소시엄과 90억달러(약 11조원) 규모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LX인터내셔널은 니켈 광산 개발 및 투자를 본격화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어 LG화학은 배터리 소재를,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생산 등에 참여할 전망이다.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지분을 가진 해외광산 15곳 중 2곳을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두 곳 중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광산은 연간 최대 4만 8000t 니켈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해외 자원개발 투자로 인한 손실이 심화하자 해외 자산에 대한 매각 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뒤늦게 니켈이 핵심 광물로 주목받으면서 매각 절차가 올스톱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주요 배터리 원자재 자급률이 0% 수준으로 해외 의존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자구책으로 해외 광산 직접 확보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