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등 13개 도시철도운영 지자체장 "중앙정부 손실보전" 촉구
노인 등 무임승차 비용 증가 1조원대 적자 한계...관련법안도 국회 발묶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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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1일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서울교통공사가 개최한 도시철도 무임수송 국비보전 호소 행사에서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행사 퍼포먼스의 일환으로 시민에게 서울지하철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철훈 기자 |
5월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에 더해 이들 소속 지방자치단체들도 ‘중앙정부 차원의 손실보전’ 주장에 가세하면서 새로운 국면 전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9일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대전시 등 전국 13개 광역·기초 자치단체로 구성된 ‘전국 도시철도운영 지자체협의회’는 지난 18일 공동건의문을 발표하고 "도시철도의 무임승차 손실 지원을 위해 법정 무임승차 제도의 원인제공자이자 정책의 수혜자인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공동건의문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등 6대 도시철도 운영 지자체장과 경기도지사(대행), 하남시장 등 13개 지자체장이 서명했다. 협의회는 조만간 이번 공동건의문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 수년간 서울교통공사 등 6개 운영기관 노사가 주로 목소리를 내다가 인수위 출범을 전후해 지자체장들도 목소리를 높이는 데에는 무임수송에 따른 경영손실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 상황의 1차적 원인이라 할 수 있는 도시철도 무임승차 제도는 지난 1984년 전두환 정부 때 도입됐다. 고령자·장애인·유공자의 교통복지 증진을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인구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주된 적자요인으로 둔갑해 버렸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코로나 이전 매년 500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다가 2020년 1조 1000억원으로 적자가 2배 늘었다. 지난해에도 1조 7000억원 가량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약 60%가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이 차지하고 있으며,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공통된 상황이라고 서울교통공사는 설명했다.
다만 서울교통공사 노사 등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국민 교통복지 차원에서 고령자 무임승차 제도 자체에 반대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 보전의 근본 문제는 도시철도의 광역화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 제도 간의 괴리에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974년 서울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된 이후 경부선, 경인선 등 기존 철도의 전철화와 분당선 등 새로운 광역전철 신설, 김포선 등 경전철 건설로 도시철도는 서울시와 전국 5개 광역시의 경계를 넘어 꾸준히 확장됐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70% 가량이 거주하는 곳에 도시철도가 운영되고 있으며, 고령자의 경우 인천 송도에서 강원도 춘천, 충남 온양온천까지 공짜로 ‘팔도유람’을 할 수 있다는 우스개 말이 나올 정도이다. 사실상 도시철도는 개별 도시민을 넘어 ‘전 국민의 공공서비스’가 된 셈이다.
그러나 현행 법체계와 중앙정부의 인식은 40년 전에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 노인복지법, 장애인복지법 등은 고령자·장애인 등의 도시철도 무임승차를 규정하고 있으나 그 비용의 보전에 관한 규정은 노인복지법이나 도시철도법 등 어디에도 없고 정부는 그 비용을 지방공기업인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 또는 해당 지자체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시철도 무임수송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지난 2020년 11월 발의됐으나 1년 5개월째 소관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 역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적자 문제는 운영기관과 지자체가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분위기 전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취임 초기만 해도 서울교통공사의 비용절감과 자구노력이 먼저라고 강조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9월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무임수송 손실의 국가보전을 요청하며 입장을 선회했다.
이어 이번 협의회 공동선언문 발표 때 오 시장은 "서울, 부산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김포, 의정부 등 (경전철을 운영하는) 기초자치단체 역시 정부 대신 도시철도 무임손실을 떠안으면서 재정적 한계에 도달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토대로 실용적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새 정부의 기조인 만큼 2500만 이상 국민이 이용하는 도시철도의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운영을 위해 과감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헌승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13명(국민의힘 11명, 무소속 2명)이 발의했던 도시철도법 개정안도 국민의힘 정권이 출범함에 따라 새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국토교통부도 중앙정부가 나설 문제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현재 도시철도 무임수송 제도개선 방안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중 국토부 연구용역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무임수송 비용 국비보전 또는 고령자 교통복지카드 제공 등의 방안이 마련되는 동시에 도시철도법 개정안도 올해 중에 처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ch0054@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