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펫 택시' 사업 여는 카카오에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4.24 12:30

정희순 산업부 기자

정희순

▲정희순 산업부 기자 hsjung@ekn.kr

카카오가 다음 달부터 반려동물 전용 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T를 통해서다. 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카카오의 펫택시 서비스 ‘카카오 T 펫’에 대한 기대가 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펫택시 1위 브랜드 ‘펫미업’을 인수하면서 이 서비스를 카카오T 안에 넣게 됐다. 펫미업의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본 것은 아니지만, 실제 이용해봤다는 지인은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크다고 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일반 택시를 이용하려고 할 때 종종 승차거부를 당하는 일이 많았는데, 반려동물 전용 택시인 ‘펫미업’을 이용하니 그런 부담이 줄었다는 것이다. 일반 택시보다 요금은 조금 비싸지만 무거운 이동장 없이도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특히 견주 없이 강아지만 태워 보내는 서비스가 무척 편리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28.5%가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2027년 6조원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가 반려동물 택시 서비스에 베팅한 이유도 이런 배경이다. 카카오 T의 플랫폼 효과를 고려하면 카카오의 펫 택시 서비스는 우리나라 반려동물 문화도 바꾸어놓을 것 같다. 강아지와 함께 가고 싶은 곳이 많았던 사람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한다는 점만으로도 이미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이용요금 체계다. 카카오 T 펫은 기존 펫미업 서비스와는 다른 요금 체계를 구성했다. 일단 기본요금은 기존 1만 1000원에서 8000원으로 3000원 가량 저렴해졌다. 이동거리에 따라 추가되는 요금은 카카오 T 펫이 조금 더 비싸다. 기존 서비스는 100m 당 약 83원의 추가 요금이 부과됐지만, 카카오 T 펫은 100m 당 97원의 추가 요금이 붙는 식이다. 여기에 카카오 T 펫은 이용 수요에 따라 최대 4배까지 요금이 불어날 수 있는 탄력요금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라, 자칫 기본요금만 생각하다 이용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카카오택시를 피크 시간대에 이용하려다 일반택시 아닌 블랙을 눌러버려 요금 폭탄을 맞는 일도 종종 있지 않았던가.

카카오가 내놓는 혁신 서비스에 이용자 친화적이지 않은 요금 체계, 이용자 친화적이지 않은 UI(이용자인터페이스) 디자인은 부디 적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펫 택시는 이미 존재만으로도 의의가 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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